푸틴 “러·중, 제재 공동 반대”…中 방문 앞두고 서방에 경고

파이낸셜뉴스       2025.08.30 10:41   수정 : 2025.08.30 10:45기사원문

【뉴욕=이병철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앞두고 서방의 제재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게재된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 무역에서 '차별적인' 제재에 공동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4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그는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잇따른 제재로 경제적 타격을 받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화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러시아에 대규모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푸틴은 이번 방중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 경제 협력 강화를 주요 의제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양국 간 경제 협력, 무역, 산업 협력이 여러 분야에서 진전되고 있다”며 “이번 중국 방문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의 전망과 새로운 조치들을 반드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서방과 단절된 이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높였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하고 자동차, 전자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면서 2024년 양국 교역 규모는 사상 최대인 2450억달러에 달했다. 현재 양국 교역은 대부분 루블화와 위안화로 결제된다. 러시아는 원유·가스의 주요 공급국으로서 중국과의 무역 장벽 완화에도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돼지고기와 쇠고기 등 농축산물 수출도 본격화했다.

푸틴과 시 주석은 2022년 ‘무제한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으며, 지난 10년간 40차례 이상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 역시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맞서는 양국 연대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중국의 대러 지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이 러시아의 패배를 원치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전쟁범죄 혐의로 지명수배 상태인 푸틴은 지난해에도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방중은 러시아의 대중 의존 심화와 함께 미·중·러 갈등 속에서 양국의 전략적 밀착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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