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美·中악재에 휘청

파이낸셜뉴스       2025.09.01 18:25   수정 : 2025.09.01 18:25기사원문
美, 中 반도체 장비 반입 제한
中, 알리바바 자체 AI칩 개발

국내 증시가 9월 첫 거래일인 1일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업종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3.08p(1.35%) 하락한 3142.9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지수는 전날보다 50.99p(1.60%) 빠진 3135.02까지 거래되며 314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보합권에서 출발했지만 마감 직전 매물이 쏟아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는 각각 -2.87%, -4.83% 내리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952억원어치를 팔며 최근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기록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1989억원어치를 팔며 4거래일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한 장비 수출 허가를 철회했다. 미국 정부는 120일의 유예 기간을 두고 있지만, 조치가 시행될 경우 중국 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생산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빠르게 식은 것이다. 이는 기술주 전반의 약세로 이어지며 IT, 디스플레이 등 관련 업종 주가에도 연쇄적인 하락을 불러왔다. 여기에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방향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는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중 갈등 재점화 우려와 맞물리며 관망 모드가 짙어진 것이다.

실제 미국 증시는 양호한 8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에도 투자심리를 개선하지 못했다.
알리바바가 촉발한 인공지능(AI) 관련 불안감이 글로벌 기술주 전반으로 번지면서 애플과 엔비디아 등 빅테크 주가가 큰 폭으로 밀려났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은 중국 법인에 대한 미국의 '검증된 최종 사업자(VEU)' 지위 철회로 건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며 "알리바바 영향에 미국도 AI 반도체가 상대적 낙폭을 확대한 만큼 악재가 겹쳤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되돌림과 금리 인하가 동반된다면 9월은 8월의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 신고가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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