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나토 3종 세트·양평고속도로' 수사 속도전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6:31   수정 : 2025.09.02 18:43기사원문
'도이치' '명태균' '건진법사' 3대 의혹 외
나머지 의혹에 수사력 집중하며 규명 속도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나토 순방 3종 세트 수수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다시 한번 나섰다.

특검팀은 2일 오전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씨의 근무지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관사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김씨는 지난 7월 14일 특검의 압수수색을 받은 뒤 하루 만에 소환조사에 응했고, 지난달 25일에도 특검에 출석했다.

김씨는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에서 당시 용역업체였던 동해종합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 등에 종점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노선변경을 제안하고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은 지난 2023년 국토교통부가 기존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을 양평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했는데, 강상면에 김건희 여사의 일가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당시 장관이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이 이를 부인하고 백지화 선언을 하면서 논란이 가속화됐다. 특검팀은 국토교통부와 용역업체였던 동해종합기술공사, 경동엔지니어링, 양평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특검팀이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수사에 다시 한번 속도를 내면서, 원 전 장관의 소환조사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원 전 장관 부임 직후 종점 변경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원 전 장관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다. 다만 특검팀은 종점 변경 과정에 원 전 장관과 김 여사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만큼 신중한 모양새로 접근하는 모양새다. 특검팀 관계자는 "전 국민적 사안이라 지켜보고 있다"라며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나토 순방 3종 세트 의혹'과 관련해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이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박 전 실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3~4월 김 여사를 만나 6000여만원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티파니 귀걸이', '그라프 브로치'를 전달하며 박 전 실장의 인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3종 세트를 건네고 2달여 뒤 박 전 실장은 총리실에 임명됐다. 이 회장은 김 여사 구속 하루 전 특검 측에 이같은 내용의 자수서와 함께 '반 클리프 목걸이' 진품을 제출했다. 이 회장은 목걸이와 브로치를 돌려받았지만, 귀걸이는 어떤 이유에선지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반 클리프 목걸이'를 발견했지만 모조품이었다.

일단 이 회장은 자수서를 제출한 만큼, 별다른 혐의 부인과 진술거부권 없이 조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건강 악화로 입원하며 특검 소환조사에 어려움을 겪던 이 회장은 이날도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지만, 진술을 방해할 만큼 나쁜 건강상태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특검의 조사에 성실히 응한 이유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뇌물죄'를 피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가성 금품이 오갔지만, '돌려줬다'는 주장을 방패삼아 특가법상 알선수재로 형량을 낮추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알선수재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1000만원의 벌금 수준이지만, 뇌물죄는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일 때 무기 혹은 10년 이상의 징역을 받는다. 문제는 김 여사 자체로 뇌물죄 성립이 되지 않아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인지하고 인사에 개입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특검팀은 일단 이 부분에 수사력을 동원해 밝히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은 모양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박 전 회장 인사 외에도 추가로 청탁한 사안이 있는지 △박 전 실장도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윤 전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둘러싸고 있는 혐의 중 3대 의혹 외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은 검찰 단계에서 수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에서 기소까지 진행됐다. 특검팀은 '나토 3종 세트 수수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외에도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집사 게이트', '이배용 금품 전달 의혹', '통일교 공천 개입 의혹' 등 나머지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연장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일단 정식 기한이 오는 11월 말께라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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