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전세계에 '反트럼프 연대' 과시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8:22
수정 : 2025.09.02 21:28기사원문
김정은, 베이징서 다자외교 시작
3국 정상, 3일 열병식 지켜볼듯
시진핑-푸틴은 하루 전 양자회담
북한, 중국, 러시아 정상이 중국 베이징에서 3일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반(反)트럼프 연대'를 본격화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중러는 각각 비핵화, 관세전쟁, 러시아 봉쇄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
국가정보원은 2일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에 서서 '삼각 연대'를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렘린궁도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 오른쪽에, 김 위원장이 왼쪽에 앉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2일 베이징에 도착해 첫 '다자외교' 데뷔전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전용열차 '태양호'에 탑승해 평양, 단둥, 선양,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철로에서 20시간 가까이 숙식을 하면서 이동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보다 먼저인 전승절 전날 베이징 인민회당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러중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 기간은 무려 4일에 달한다. 최근 2일 내외였던 해외 순방과 달리 사상 최장 일정이다. 크렘린은 전례 없는 방문일정이라고 소개했다.
전승절 행사는 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북중러 정상들은 열병식 뒤에 각국 정상들과 정오 연회에 참석하고, 오후 8시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라는 기념공연을 관람한다.
북중러 정상이 함께 모인 것은 지난 1959년 김일성 주석,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톈안먼 망루에서 회동한 이후 66년 만이다. 이번 열병식에는 카자흐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와 세르비아, 쿠바, 슬로바키아, 짐바브웨,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정상 등이 참석한다. 참가국 가운데 서방 정상은 없다. 미국 동맹국 중에선 우리나라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