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공급 '올스톱' 되나....기금 출자비율 11%로 '뚝'
파이낸셜뉴스
2025.09.04 13:24
수정 : 2025.09.04 15: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도시기금 출자비율이 3%p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재원인 주택도시기금이 턱없이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빠듯한 돈으로 더 많은 사업장에 혜택을 주기 위한 조치지만 민간 부담은 커지면서 사업 포기 여부를 고민하는 현장이 늘어나는 등 민간임대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중단된 공공지원 민간임대 기금투자심의위원회(기투위)를 지난달 말 개최하고, 8개 사업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기투위는 주택도시기금 출자비율을 기존 14%에서 11%로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브릿지론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택도시기금과 민간자금으로 리츠를 설립하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PF 사업 정상화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추진되는 프로젝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도시기금 14%(기존), 해당 민간 사업자 6% 등으로 초기자본 20%를 충당한다. 나머지 70%는 주택도시기금 융자 및 HUG PF 보증부 민간대출, 그리고 10%는 임차 보증금으로 조달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기금 출자 비율이 11%로 낮춰지면서 업계는 비상이다. 국토부는 한정된 재원으로 더 많은 지원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총 사업비의 20%인 초기자본 충당을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가 9%(기존 6%)를 대부분 책임져야 하는 등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민간이 초기자본의 절반가량을 부담하게 되면서 업체마다 난리"라며 "계속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14%에 맞춰 사업 계획을 다 짜놨는데 급작스레 11%로 줄면서 사업 포기 여부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감정평가 산정 기준도 까다로워지면서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사업장의 감정평가가 터무니없게 낮게 나오면서 민간임대 사업자들이 HUG에 집단 항의하는 등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감정평가가 이미 박해진 상황에서 이번에 출자비율도 11%로 하향 조정됐다"며 "결과적으로 기금이 투자하는 돈은 줄고, 민간은 확 늘어나면서 사업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은 계속 쪼그라 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10조1000억원으로 줄더니 올해 6월에는 한 자릿수인 9조3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15년 만에 처음 10조원 선이 붕괴됐다.
ljb@fnnews.com 이종배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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