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7년만이에요”..김정은 “반갑습니다”
파이낸셜뉴스
2025.09.04 17:24
수정 : 2025.09.04 17: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우해 나눈 대화가 4일 밝혀졌다. 우 의장이 7년 만이라며 인사를 건네자 김 위원장이 반갑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 오찬간담회를 가지고 전날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전에 김 위원장과 만나 나눴던 대화를 전했다.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은 2018년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처음 만나 서로 술잔을 기울인 적이 있다.
다만 우 의장은 대화를 더 길게 이어나가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잠시 조우해 악수했는데 7년 전 상황과 달리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을 현장에서 느끼기도 했다”며 “한반도 평화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적대적 2국가론을 내세워 우리나라를 적대국으로 지목한 상황이다. 분단 이후 수십년 동안 이어왔던 한민족과 한반도 통일의 대상이라는 개념을 지운 것이다.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처음 대면했던 2018년에는 남북과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터라, 반전된 분위기 속에서 재회하게 된 것이다.
우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던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우 의장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우 의장은 “한반도 평화를 잘 지켜내는 것이 세계 평화와 연결돼있고 우리 국민의 안전과도 연결돼있다.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 후에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를 물었고, 우 의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열자는 의지를 표하며 “첫 단추로 문화 교류 문제를 접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교류의 일례로 우리의 울산 반구대 암각화와 북한의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상황에서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총회를 활용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총회 참석 인사들이 한국의 세계유산을 둘러본 후 북한의 금강산까지 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우 의장은 “나도 금강산을 거쳐 원산 갈마까지 갔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달라”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잘 알겠다”고 답했다.
우 의장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올해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부탁했다고도 밝혔다. 우 의장은 앞서 지난 2월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 때 시 주석을 처음 마주해 APEC 참석을 당부한 바 있다.
이와함께 우 의장은 이날 중국 공식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면담에서 거듭 시 주석 방한을 요청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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