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후계자설 김주애 베이징에서 꼭꼭 숨어...왜?

파이낸셜뉴스       2025.09.05 10:38   수정 : 2025.09.05 10: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4대 세습자로 거론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두문불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주애는 6년만에 단행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동행했지만, 공식행사장에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 배경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행보에 함께 동행한 것은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평가와 함께 단순 견문 차원이라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12살에 불과한 김주애가 공식 직함을 받으려면 향후 7~8년이 더 걸린다.

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전날 밤 베이징역에서 전용열차에 탑승해 귀국길에 오르는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김주애의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뒤로 최선희 외무상과 조용원 노동당 비서만 사진에 담겼다.

게다가 김주애는 지난 2일 베이징역에 도착했을 때 빼고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나 북중·북러 정상회담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54시간 동안 체류하는 동안 공식행사에서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방중에 대동하면서 후계자설에 더욱 힘이 실렸지만, 방중 기간 두문불출하면서 이런 분석에 신중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김주애의 방중이 후계자로 눈도장을 찍기보다는 견문을 넓히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가부장적 왕조체제 특성상 여성 후계자의 등장은 쉽게 공식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견해다.

북한의 유교적 문화가 뿌리 깊고 가부장적 남성우월주의 문화도 팽배해 '여성 수령'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김주애로 승계가 되면 4대 세습에는 문제가 없지만, 5대째에 김주애의 남편 성씨로 권력이 이양될 수 있기 때문에 백두혈통으로의 영구승계 원칙에도 위배된다. 유일영도체계 확립 10대 원칙 제10조 2항에 따르면 북한은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 나가며'라고 명시했다. 김씨 일가로의 세습을 명문화한 것이다.

남성욱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김주애의 부각에 대해 "대외 관심을 끌어올리는 시선 끌기 카드에 가깝다. 데이터로도 확인된다"면서 "김정은 단독 대비 '김정은+딸' 조합의 구글 언급량이 약 5배 높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아울러 "사회주의권의 거친 권력투쟁은 여성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 러·중 등도 세습 자체엔 부정적이라는 역사적 맥락(마오쩌둥의 부인 강청 사례)까지 감안하면 실제 후계는 남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체제 영속을 상징하는 연출을 선호하는 데 김주애는 그 연출의 조연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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