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나홀로 청년 여성 가장'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09.11 17:26
수정 : 2025.09.11 17:42기사원문
통계청, 2023년 청년 한부모 가구 분석
청년 한부모 가구 7.6%, 3년새 크게 늘어
한부모 5가구 중 4가구가 '청년 여성 가장'
생계 부담 큰 데 소득 낮고 거주 환경 취약
[파이낸셜뉴스] 배우자와의 이혼·사별 등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청년 한부모 가구 비중이 매년 늘고 있다. 청년 한부모 5가구 중 4가구가 '여성 가장'으로 양육과 생계 부담을 홀로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취업 등 경제 활동과 거주 환경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청년(20∼39세) 한부모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녀가 있는 청년 가구 총 106만4839가구 중, 한부모가구의 비중은 7.6%(8만1452가구)로 2020년보다 0.9%p 높아졌다. 통계를 작성한 2020년 이후 매년 0.3%p씩 늘어난 셈이다. 다만 한부모 가구 수 자체는 2023년 8만1000가구로 2020년(9만3000가구)보다 12.6% 줄었다.
한부모 가구는 청년 부모 중 한 명이 자녀와 함께 살고, 다른 한 명은 사망·이혼 또는 미상인 경우다.
성별로 보면 청년 한부모 가구 중 여성 비율이 78.2%로 높았다. 양부모가구 중에 남자 가구주 비율이 73.9%인 것과 대조된다. 청년 한부모가구의 평균 자녀수는 1.44명으로 2020년(1.46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청년 한부모가구 중 어머니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66.9%로 가장 많았다. 아버지와 자녀로 이뤄진 가구는 16.9%에 그쳤다.
20대 초반(20~24세) 가구주 중에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여성 비율은 42.4%로 남성(7.2%)보다 크게 높았다. 20대 후반(25~29세)도 여성(28.8%)과 남성(4.6%)간 격차는 컸다. 이혼과 사별 등으로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 가장'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일자리도 취약했다. 4대 보험을 내는 등록취업률도 한부모 가구는 65.0%로 양부모가구(86.9%)보다 크게 낮았다. 여성 한부모 가구주의 취업률은 61.4%에 그쳤다. 나머지는 일정한 일자리가 없다는 의미다.
특히 30대 후반 가구주의 등록취업 비율은 한부모가구에서 68.4%로 양부모가구(88.1%)보다 19.7%p 낮았다.
소득(연간 중위소득)도 낮은 수준이다. 청년 한부모 가구주의 상시 임금근로 소득은 2733만원으로 양부모 가구주(5197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거 환경은 열악했다. 청년 한부모 가구주 24%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양부모 가구주(47.7%)보다 크게 낮다.
청년 한부모가구는 절반 정도(54.7%)가 아파트에 거주했다. 단독주택(24.6%), 연립 다세대주택(15.2%)에도 많이 살고 있다.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한부모 가구의 상당수는 40~60㎡(12~18평) 정도 되는 집에서 육아를 하며 살고 있다.
이번 통계는 20∼39세 청년층의 한부모와 양부모가구의 비교 분석으로 특성을 살펴보고 청년층 한부모가구 정책 수립 및 연구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최재혁 통계청 통계데이터허브국 과장은 "청년 한부모가구의 상당수가 홀로 육아하는 여성이고, 이들은 소득과 일자리, 주택 등의 여건이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며 "이번 분석이 정부의 청년 한부모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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