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줄이고 인력 감축하고...KB국민은행 인니법인 "올해 흑자 원년 삼는다"
파이낸셜뉴스
2025.09.16 16:04
수정 : 2025.09.16 16:27기사원문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1164억원에 사들여 2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한 후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의 특별 승인을 받아 2020년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최대주주(지분 67%)에 올랐다. 이후 KB부코핀은행에서 지난 8월 사명을 KB뱅크 인도네시아로 바꾸고 KB금융 정체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점포 줄이고 인력도 감축..고강도 체질 개선
KB뱅크 인도네시아는 KB국민은행에 인수된 후부터 빠르게 몸집을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435개에 달하던 점포는 2025년 상반기 기준 171개로 60.7% 급감했다.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을 통해 같은 기간 직원도 4901명에서 2000명대로 급감하는 등 고강도 체질개선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디지털화 전환으로 접근성 확대와 현지 젊은층을 겨냥한 과감한 행보에 나섰다. 올해 초 KB뱅크 인도네시아는 차세대 코어 뱅킹 시스템인 NGBS(Next Generation Banking System)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NGBS는 모바일 뱅킹, 인터넷 뱅킹, 오프라인 지점 등 다양한 채널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보다 원활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고객 데이터를 중앙화해 더욱 개인화된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재정 건전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실채권(NPL) 해결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경제 매체 콘탄에 따르면 KB뱅크는 하반기 6000억~7000억 루피아(약 500억~600억원) 규모로 부실채권을 매각·상각할 예정이다. 현지 기업이 발행한 수쿠크(이슬람 채권)와 자산 교환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 대출 회수 강화, 대손충당금 확대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KB뱅크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말 기준 8.74%에 달하는 NPL 비율을 5~6% 수준까지 낮춰 재정건정성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핸 흑자 전환하나.. 해외사업 '시험대'
이같은 자구책으로 KB뱅크 인도네시아는 2025년 상반기 순이익 3730억루피아(약 315억 5580만원)를 기록해 전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5년 만에 첫 흑자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4% 늘어난 43조800억루피아(약 3조6445억68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정상여신이 10.18% 증가하며 전체 대출 성장을 견인했다. 앞서 부코핀은행은 2020년 434억원, 2021년 1817억원, 2022년 5322억원, 2023년 1733억원, 2024년 24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KB금융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온 바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에 온기가 도는 점도 KB뱅크 인도네시아의 실적 개선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도네시아 제조업이 5개월 연속 위축에서 벗어나 확장 국면에 재진입했다. 인도네시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8월 51.5를 기록해 7월(49.2)보다 2.3p 올랐다. PMI가 기준선인 50을 넘어서면서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로비 몬동 KB뱅크 부행장은 "지난 7월 기준 KB뱅크 인도네시아의 전체 대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0% 늘었다"며 "특히 도매·기업금융 부문에서 8~9% 성장하며 제조업 대출 증가가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흑자 전환 여부가 KB금융그룹의 해외 사업 성과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면서 "한국 본사의 흑자 전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일시적인 비용 절감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현지 맞춤형 전략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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