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고되셨을까"..지하철 좌석 3칸에 누운 할머니에 '뜻밖의 반응'

파이낸셜뉴스       2025.09.17 08:00   수정 : 2025.09.17 14:10기사원문
"시원하게 깽판 친다" 온라인 커뮤니티 '민폐' 지적하며 올린 사진
네티즌 "우리 어머니도 병원에서 저렇게 누웠다" "사진 보고 울컥"



[파이낸셜뉴스] 지하철 좌석 여러 칸을 차지한 채 누워있는 한 노인의 모습이 온라인에 올라온 뒤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5호선 실시간, 이런 식으로 늙지 말자요'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 장과 함께 짧은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가방을 베개 삼아 슬리퍼는 벗어던지고, 에어컨 밑에서 시원하게 깽판 친다"며 "옆에서 아주머니들이 '저렇게는 늙지 말자'고 이야기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사진엔 반바지 차림의 나이 지긋한 여성이 지하철 노약자석 3자리를 모두 차지한 채 가방을 베고 누워 있다.

그런데 네티즌들의 반응은 글 작성자의 생각과는 엇갈렸다.

"앉아서 조는 것도 아니고 저건 민폐가 맞다" "슬리퍼도 대충 벗어 던졌네" 등의 부정적 반응도 있었지만, 할머니를 옹호하는 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할머니가 좀 누워 갈 수도 있지. ", "제목 보고 '또 어르신이 민폐'를 이러고 들어왔다가 사진 보는 순간 얼마나 고되셨을까 울컥했다" 등의 글과 함께 "30년 전 나도 아파서 병원 가려고 택시 기다리다가 힘들어서 인도에 누워 버렸다", "댓글들이 다 내 마음 같다. 저희 어머니 대학병원에서 앉아 있기 너무 불편해하셔서 양해 구하고 의자 3개, 딱 저자세로 누워 계셨다"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누군가의 삶의 '지금'은 그의 '과거'의 반영이니까, 그 과거를 알지 못하는 나는 침묵할 뿐"이라며 "고단한 삶이 안쓰럽고, 짧은 논란에 끄덕여지기도 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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