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북극항로 빠르면 내년부터 본격 개항

파이낸셜뉴스       2025.10.02 06:29   수정 : 2025.10.02 06:29기사원문
해운업계, 시범운항 의지표명..내후년 상업운항
쇄빙 상선 건조 등 조선업계에 협업요청
마스가 상선 건조에 북극항로 해법되나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북극항로(NSR)가 빠르면 내년부터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해운업계가 50억원 규모 북극항로 기금을 조성키로 결정하고, 한국해운협회를 중심으로 북국항로 전담 조직인 '북극항로 TF'를 구성한 후 행보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재명 정부 5년 동안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이 북극항로를 반드시 선점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빠르면 내년 9월 북극항로 운항

2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업계 고위관계자는 최근 '북극항로 자문위원회 위촉식 및 1차 회의' 및 '한국해사포럼 제56회 월례포럼 국가 북극항로 연관산업 육성전략' 회의 참석자들은 내년부터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내후년부터는 상업운항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고, 차후 정치, 외교, 기술, 선박에 대한 준비됐을 때 전면운항까지 시도하겠다는 포부다. 내후년부터는 상업운항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고, 차후 정치, 외교, 기술, 선박에 대한 준비됐을 때 전면운항까지 시도하겠다는 포부다.

해운업계는 북극항로 선적 규모는 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가량으로 예상하고, 4000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을 검토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9~10월 북극항로에 시범적으로 2회에 걸쳐 컨테이너선을 운항한다. 유럽 기항지로는 영국 펠릭스토우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독일 함부르크항 등이 거론된다.

해운업계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국적선사 시범운항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 과정에서 국내 화주들도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빠른 시일내에 무역협회와 선화주 상생 협력 MOU도 체결키로 했다. 북극항로 기금은 북극항로 시범운항 관련 조사 및 지원에 사용된다. 이와 관련된 쇄빙선 적용, SMR 적용 등의 연구·조사, 대기해양 및 항로 운항자료 수집·분석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해운업계 고위관계자는 "상업운항을 위해서는 쇄빙 기능이 있는 상선 건조가 필요한 만큼, 현재로서는 레코드(이력)를 쌓기 위해 시범운항 등이 필요하다"며 "북극항로가 열리면 한국, 부산항은 새로운 기회를 맞는다. 북극항로와 가까운 만큼 국제 환적항으로서 역할이 늘어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국제 복합 운송, 국제 물류 지원 서비스, 벙커링 등 항만 서비스 등 싱가포르항에서 하는 역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선박보다는 쇄빙 기능이 있으면서 친환경적인 선박이 대안이 될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이 중국을 대신한 미국 상선을 재건하는데 있는 만큼, 북극항로를 위한 상선 건조가 한미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쇄빙선이 없으면 북극항로는 1년 중 제한적으로만 이용 가능해 상업적 가치가 떨어진다. 현대글로비스는 2013년 9월 16일 스웨덴 스테나해운으로부터 '스테나 폴라리스'를 용선, 35일을 운항한 바 있다. 당시 이 선박은 나프타 4만4000t을 싣고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을 출발, 북극항로를 이용한 바 있다.

이에 해운업계는 겨울에도 얼어붙는 북극해를 뚫고 LNG를 운송할 수 있는 'Arc7급' 컨테이너선 신조를 검토하고 있다. 일반 컨테이너선 대비 건조비용이 2배 이상 많은 선종이다.

■중국·러시아, 북극항로 경쟁 뛰어들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이미 중국은 유럽을 북극항로로 잇고 있다. 중국 동부 저장성의 닝보-저우산항에서 영국 최대 컨테이너 항구인 펠릭스토우 항구로 컨테이너선 씨레전드호가 출항해서다. 중극은 뉴뉴쉬핑, 최근 러시아는 오로라인도 북극항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한국 선사가 북극항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북극항로를 관리하는 러시아 원자력공기업 로사톰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러시아는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에서 유럽까지 수에즈 운하 경유 대신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운항 거리는 약 30% 줄어든다. 북극항로는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겨냥,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해법으로 꼽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추석 선물 포장지에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담기도 했다.

전재수 장관은 "중국이나 러시아, 미국은 10년 전부터 (북극항로 개척을) 준비했다"며 "최근에는 북극항로가 가진 군사 안보적 가치를 넘어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본격적으로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준비 정도는 상당히 늦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극항로에 대해 미국, 러시아의 의사 및 국제 정치를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도 관건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가스운반선이 러시아의 야말 LNG 및 북극(Acctic) LNG-2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LNG 운송으로 유럽연합(EU)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가 최근 해제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정기선사인 MSC와 세계 3위의 CMA CGM은 북극항로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2위 선사인 머스크는 2018년 북극항로 시범운항 이후 비용절감이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중단한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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