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자본규제 완화된 은행, 변화된 모습 보여줘야”

파이낸셜뉴스       2025.09.29 15:00   수정 : 2025.09.29 15:00기사원문
금융 대전환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
주담대 RW 하한 15%→ 20% 상향
비상장주식 RW 250%로 일괄 적용

[파이낸셜뉴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자본 규제가 완화된 만큼 은행들이 그간 초점을 맞췄던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생산적 금융’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를 통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고 이로부터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선회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 대전환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이 담보와 보증에 기대 손쉬운 이자 장사로 이익을 낸 반면 이에 걸맞은 변화와 혁신은 부족했다”며 “은행권 자본규제 개선방안으로 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 만큼 생산적 금융을 적극 공급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19일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은행 자본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 하한 현행 15%에서 20%로 상향 △은행의 비상장 주식에 대한 RW 250%로 일괄 적용(단기매매 목적 투자 비상장 주식 또는 벤처캐피탈에 한해서만 400%) 등이 핵심이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도 자본규제 합리화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신용리스크뿐 아니라 운영·시장리스크 등 추가 과제를 계속 발굴하고 논의하며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중심 금융’도 거론됐다. 이 위원장은 연체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채권을 매입 후 소각하는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곧 시행되는 만큼 은행들이 역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오는 10월 1일 이를 위한 배드뱅크 협약식이 예정돼있는데, 아직까지 금융권 분담금 비율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 위원장은 끝으로 ‘신뢰 금융’이 필요하다며 “가계부채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취약한 주력 산업의 사업 재편 등 당면 이스크 요인을 점검·관리해달라”고 했다.

그는 “금융권의 잇따른 해킹 사고로 금융소비자 불편과 피해가 야기되고 있는 만큼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엄정 조치와 더불어 징벌적 과징금 도임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권한강화 등 다양한 제도개선 과제를 추지해나갈 계획”이라고 짚었다.

특히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사고로 인한 금융서비스 장애 내용과 대체 거래수단을 국민들에게 상세히 전파하라고도 했다.

이외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 지역 특성에 맞는 금융공급 확대 △청년들을 위한 인턴 등 업무체험 기회 제공 및 확대 등도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엔 이 위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산업은행(박상진 회장) 등 20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은행 자금이 부동산 쏠림에서 벗어나 서민·실수요자 및 기업 등에 대해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는 방향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 전략산업 및 신성장, 혁신 벤처기업 등을 발굴하고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활성화 추진과 국민성장펀드 참여 의사도 밝혔다.

이와 함께 △정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참여 △가계부채 관리, 내부통제 및 소비자보호 강화 보안사고 관련 사고 취약 부문 프로세스 개선 등을 실시하겠다고도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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