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대박 친 소니그룹, 금융 자회사 재상장으로 엔터 사업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2025.09.30 10:02   수정 : 2025.09.30 10: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소니그룹이 금융 자회사인 소니파이낸셜그룹(FG)을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재상장시키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본격화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소니파이낸셜그룹은 지난 2020년 8월 상장 폐지 이후 그해 9월 소니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가 지난 29일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재상장됐다.

소니그룹은 이번 재상장을 통해 소니파이낸셜그룹에 대한 지분을 종전 100%에서 20% 미만으로 낮추고 나머지 80% 이상을 소니그룹 주주에게 할당했다.

이 과정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실질 비과세로 자회사를 떼어낼 수 있는 '부분 스핀오프' 제도를 활용했다.

이 제도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23년 인정한 제도로 일본 내에서 실제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소니그룹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직접 상장' 방식도 병행했다. 신규 주식공개(IPO)처럼 사전에 투자 수요 절차가 필요없고 신속히 상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닛케이는 "소니그룹이 소니파이낸셜그룹 주식의 80% 이상을 매각하려 했다면 약 8000억엔 규모의 주식을 다른 주주가 매입해야 했다. 이럴 경우 매수자를 모으는데 시간이 걸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니그룹은 '부분 스핀오프' 제도를 통해 투자자들이 지적해 온 '복합기업 할인' 문제를 해소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복합기업 할인'이란 사업 다각화 기업이 여러 다른 사업간 시너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시가총액이 각 사업 가치를 합한 주주 가치의 총합보다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일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 3월~2027년 3월 소니그룹의 사업가치 합계를 29조4000억엔으로 예상한다. 소니그룹이 소니파이낸셜그룹 주식 19.9%를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주주 가치 총합은 30조4000억엔으로 추산된다. 지난 29일 시점 시가총액인 26조엔보다 17%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최근 게임과 애니메이션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가 지난해 말 대비 30%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현 시총이 크게 할인됐다는 평가다.

재상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재상장 당일인 지난 29일 소니그룹과 소니파이낸셜그룹 주가를 종가 기준으로 합치면 4441.80엔으로 스핀오프 조정 전 기준인 지난 26일 종가(4405엔)를 웃돌았다. 닛케이는 "스핀오프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소니그룹은 이번 재상장으로 금융 사업을 분리해 게임과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할 예정이다. 소니그룹은 '엔터테인먼트 중시' 노선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매출에서 게임·음악·영화 비중이 약 60%에 달했다.

소니는 지난 7년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1조9000억엔을 투자했다. 2021년 미국 애니메이션 배급사 크런치롤을 11억75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외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귀멸의 칼날’과 글로벌 히트작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작에도 소니 자본이 들어갔다.

올들어서는 카도카와(KADOKAWA)와 반다이남코홀딩스에 잇따라 출자하며 콘텐츠와 지적재산(IP)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닛케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IP 비즈니스 전개로 소니그룹이 실적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를 바꿀 열쇠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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