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 되면..."코스피 EPS 3.2% 개선 전망"
파이낸셜뉴스
2025.10.02 06:00
수정 : 2025.10.02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코스피의 주당순이익(EPS)이 약 3.2% 개선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일부 상장기업들은 소각 의무화 전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에 서두르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일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기주식 소각 시나리오와 EPS 개선 효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자기주식이 전량 소각될 경우 코스피에서는 약 84조3000억원(시총 대비 3.1%), 코스닥에선 약 9조2000억원(시총 대비 2.1%)의 소각 효과가 발생한다. 이때 EPS의 경우 코스피는 약 3.2%, 코스닥은 약 2.1%가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각 비중을 95%, 90%로 낮춰도 여전히 코스피는 2.9% 내외, 코스닥은 약 2% 수준의 개선 효과를 유지했다.
자사주 매입보다도 소각을 결정했을 때 주가 변동이 큰 것은 소각 발표가 투자자에게 강력한 신호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단계에서 재무적 효과가 이미 완료됐음에도, 소각이 발표됐을 때 기업이 지닌 자기주식이 '책임 있게 처리될 것'이라는 정보 효과가 반영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활발해지자 기업들은 앞다퉈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한 EB 발행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자사주 기반 EB를 발행한 기업 수는 월간 기준 최대치인 40개사를 기록했고, 발행 주식 총수도 5260만주로 급증했다. 자사주 EB 발행 비중이 10%를 초과하는 기업 역시 7곳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기업은 태광산업(24.4%)이었다.
자사주 소각 대신 EB 발행을 택한 기업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자사주 EB 발행을 공시한 KCC는 주주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같은 달 30일 이를 철회했다.
주주 반대가 거센 것은 통상 자사주를 EB 발행에 활용하면 교환을 청구했을 때 신주 발행과 유사한 희석 효과가 불가피한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재무제표 상에서 자사주 매입은 회계적으로 자기자본을 감소시킨다"며 "자본조정이 돼 있는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EB를 발행하는 것은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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