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한은 '마통' 이자 사상최대…700억원 육박

파이낸셜뉴스       2025.10.02 10:19   수정 : 2025.10.02 10: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올해 3·4분기 한국은행 일시 차입으로 약 700억원 규모의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9월 한 달 동안 한은에서 14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이에 올해 1∼9월 누적 차입액은 159조5000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152조6000억원)을 상회했다.

정부는 올해 1월 5조7000억원을 시작으로, 2월 1조5000억원, 3월 40조5000억원, 4월 23조원, 6월 17조9000억원, 7월 25조3000억원, 8월 31조6000억원 등을 한은에서 빌려 썼다. 대통령 선거 직전인 5월에만 차입과 상환이 모두 중단됐고, 나머지 기간에는 매달 차입이 이뤄졌다. 정부는 9월 중 22조3000억원의 일시 차입금을 한은에 상환하고 아직 14조6000억원의 잔액을 남겨둔 상태다.

특히 대규모 일시 차입에 따라 정부는 올해 1·4분기 445억3000만원, 2·4분기 287억1000만원에 이어 3·4분기 691억10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기별 이자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도 1·4분기 638억4000만원, 2·4분기 653억3000만원, 3·4분기 644억5000만원 등으로 3개 분기 연속 600억원 넘는 이자를 치렀지만, 한 분기 이자액이 700억원에 육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개설해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유사한 구조로, 정부가 이른바 '한은 마이너스 통장(마통)'을 많이 사용할수록 세출에 비해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로 조달하는 사례가 잦다는 의미다. 재정 집행과 세수 흐름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이용 규모가 커진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정부 일시 차입을 비판하던 현 정부가 정작 역대 최대 누적 차입과 이자를 기록한 것을 보면 내로남불 끝판왕을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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