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MD 칩 제조 임박 ‘부활 신호탄’… 변곡점 맞은 삼성

파이낸셜뉴스       2025.10.02 16:12   수정 : 2025.10.02 16:12기사원문
대형 고객 확보로 경영 정상화 속도
인텔 주가 1일 35.94달러에 마감
두달새 77% 급등하며 기대감 상승
파운드리 점유율 조정 움직임 속
삼성-인텔 경쟁 더 치열해질수도

경영난에 시달려온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이 자사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를 통해 경쟁사 AMD의 칩 제조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인텔의 부활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코리아'에 기회와 위협이 교차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AMD도 고객… 인텔 반전 카드 주목

2일 미 인터넷매체 세마포르에 따르면 인텔과 AMD의 협의는 초기 단계로, AMD가 어느 정도 물량을 맡길지는 불투명하다. AMD는 현재 대만 TSMC를 통해 주요 칩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MD가 인텔에 위탁생산을 맡길 경우 대형 고객 확보에 고전하던 인텔 파운드리 사업에 상징적 성과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인텔 주가는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7.12% 오른 35.94달러에 마감했다. 불과 두 달 전인 8월 초 19.31달러였던 주가는 경영 정상화 기대감에 힘입어 77% 급등했다. 인텔은 최근 새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 체제에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애플과도 협력 방안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움직임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구도 속에서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TSMC가 약 67%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약 8%대로 2위에 올랐다. 일부 보고서는 삼성의 점유율을 9%대로 추산한다. 같은 기간 인텔의 점유율은 1%대에 불과했다.

다만 최근 자료에서는 '파운드리 2.0' 개념(패키징·마스크 공정까지 포함)을 기준으로 인텔이 6%대, 삼성은 5%대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TSMC의 독주 구도 속에서 삼성과 인텔이 격차를 줄이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코리아에 미칠 득과 실

국내 업계는 인텔의 부활이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안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다. AMD가 인텔을 통한 생산을 확대할 경우 TSMC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완화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TSMC 독점 구도 속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존재한다는 점은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 인텔이 패키징 등 후공정 강점을 바탕으로 대형 고객을 끌어들인다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전략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성능 연산칩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애플 등 굵직한 고객사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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