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뭐야" 30대男, 뱃속에 숟가락·칫솔 가득…이유가
파이낸셜뉴스
2025.10.03 06:40
수정 : 2025.10.03 14: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도 북부 하푸르 지역에서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된 30대 남성의 뱃속에서 숟가락, 칫솔 등 50개의 이물질이 나왔다.
현지 언론 타임즈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최근 데브 난디니 병원 의료진은 39세 남성 환자의 위장에서 숟가락 29개, 칫솔 19개, 펜 2개 등 총 50개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진행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 복부에서 다수의 이물질이 확인됐다. 초기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제거를 시도했으나, 이물질의 개수가 너무 많고 날카로운 조각들이 섞여 있어 실패했고 결국 개복 수술이 이어졌다. 약 3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수술에서 의료진은 날카로운 금속편과 플라스틱 조각으로 인한 천공 위험을 피하기 위해 처치를 이어갔다.
수술을 집도한 병원장 샴 쿠마르 박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 중 펜 2개, 칫솔 19개, 숟가락 29개가 위장 내부에서 발견됐다"며 "다행히 환자는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환자는 인근 재활센터에서 생활하다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수술을 받은 뒤 약 일주일간의 치료를 받고 안정적인 상태로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 나서 먹어"…불만과 분노가 극단적 행동 촉발
환자는 약물 중독 치료를 위해 재활센터에 머물던 중이었다. 그러나 센터 내 생활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이 점차 커지며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데다 배급되는 음식 양이 매우 적어 분노했다. 이에 대해 환자는 "하루에 소량의 채소와 차파티(얇은 인도식 빵) 몇 개만 제공됐고, 집에서 보낸 음식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어떤 날은 비스킷 하나로 하루를 버텨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분노한 그는 재활센터 내 식기 더미에서 숟가락 등을 훔쳐 화장실로 가져간 뒤 잘라 물과 함께 억지로 삼켰다고 진술했다.
정신건강 문제, 이물질 섭취로 이어지는 사례
쿠마르 박사는 이러한 행동이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물질을 삼키는 행동은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환자 사이에서 드물지 않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영양가가 없거나 식용이 아닌 물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행위는 의학적으로 이식증 혹은 '고의적 이물질 섭취'라고 한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이물질 섭취 사례의 약 90%가 고의적이며, 환자의 80~85%가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계성 인격장애, 충동조절 장애, 강박장애를 가진 환자에서 반복적 섭취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물질 섭취는 위·장내 불편을 넘어 장폐색, 천공,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패혈증, 복막염, 장 누공 등 치명적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한 제거를 우선적으로 시도하지만, 어려운 경우 개복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재발을 막기 위해 정신과적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인지행동치료, 충동조절 훈련 등이 주로 활용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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