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냉부, 연기 아닌 취소하라”..野 '전산망 마비 와중 예능' 십자포화
파이낸셜뉴스
2025.10.04 17:52
수정 : 2025.10.04 17:58기사원문
대통령실, 9월 28일 촬영 시인하며 "연기했다"
野 "담당 공무원 목숨 끊는데 李는 예능 무대
국가비극 속 촬영한 예능, 방영 취소해야 도리"
李 사과와 촬영 숨기려 한 강유정 경질 요구도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은 4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가 벌어진 와중 이재명 대통령이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을 한 사실이 밝혀지자 방영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촬영 자체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요구하면서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9월 28일 오후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하고 오후 5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히며 방영 시기 연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9월 26일 밤 국정자원 화재 전후 이 대통령의 공식일정상 예능 촬영 시점이 전산망 마비 사태 와중인 28일일 공산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대통령실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산망 마비 문제로 담당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상황을 짚기도 했다. 그는 “담당 공무원은 압박에 시달리다 끝내 목숨을 끊을 정도로 고통 속에 있을 때, 이 대통령은 예능 무대에서 이미지 정치에 몰두했다는 사실은 참담함을 넘어 국민모독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보여줘야 할 것은 억지해명이나 책임분산이 아닌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태도”라며 “위기 대응 골든타임을 예능 촬영으로 허비한 건 명백한 국정공백이다. 방송 연기가 대통령의 무책임을 덮을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공무원들이 전산망 복구를 위해 휴가를 반납하고 또 사망하는 일도 있었는데,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TV예능에서 희희낙락하는 모습으로 일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직격했다.
이어 “전산망 마비 사태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이 대통령이 국정책임자로서 보여야 할 것은 책임과 결단이지, 방송을 통한 인기 관리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실이 방영 시기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애당초 촬영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을 거짓말이 드러나니 연기하나”라며 “국가 비극 속 촬영한 예능 방영 자체를 취소하라. 그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국가운영의 진실성이 무너진 사건”이라며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거짓보고와 허위브리핑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진우 의원도 SNS에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저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촬영 시점 문제제기가 잘못된 것처럼 허위 브리핑을 했다. 국민 앞에 끝까지 숨기려 한 것”이라며 강 대변인 경질을 요구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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