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상 최초로 4000달러 돌파…트럼프 체제 불안 반영
파이낸셜뉴스
2025.10.08 01:21
수정 : 2025.10.08 01: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제 금 가격이 7일(현지시간)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4000달러 선이 뚫린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체제는 관세 전쟁을 통해 세계 무역 시스템을 흔드는 동시에 연방준비제도(연준) 독립성도 약화시키면서 달러 가치를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이날로 이레째 이어지고 있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기능 정지) 역시 미 달러의 ‘안전자산’ 가치를 약화시키면서 금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금은 근월물인 12월 인도분이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장중 전일비 38.30달러(0.96%) 상승해 온스당 4014.60달러(약 567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금 가격은 상승폭을 좁혀 다시 4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미 정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을 보이면서 각국 중앙은행과 개인 투자자들이 금을 대거 사들이면서 금 가격은 치솟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올해 44% 넘게 폭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는 가치가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0% 떨어졌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은 미 국채 중심이던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 금 강세는 연준이 지난달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p 내린 뒤 탄력을 받고 있다. 연준이 오는 28~29일, 12월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두 번 더 내릴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이 직접 원인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현재 4.0~4.25% 수준인 연준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3.5~3.7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용 자산규모로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알려진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이날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그린위치 경제포럼(GEF)에서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의 약 15%는 금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지금은 채권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단언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6일 분석노트에서 금 투자에 신중하라고 당부했다. BofA는 금 상승세가 곧 힘을 다할 수 있다면서 금 가격이 4분기에는 “횡보하거나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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