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7일(현지시간)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4000달러 선이 뚫린 것은 사상 처음이다.
금과 함께 대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크게 흔들린 것이 금 가격 상승의 촉매가 됐다.
트럼프 체제는 관세 전쟁을 통해 세계 무역 시스템을 흔드는 동시에 연방준비제도(연준) 독립성도 약화시키면서 달러 가치를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이날로 이레째 이어지고 있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기능 정지) 역시 미 달러의 ‘안전자산’ 가치를 약화시키면서 금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금은 근월물인 12월 인도분이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장중 전일비 38.30달러(0.96%) 상승해 온스당 4014.60달러(약 567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금 가격은 상승폭을 좁혀 다시 4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미 정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을 보이면서 각국 중앙은행과 개인 투자자들이 금을 대거 사들이면서 금 가격은 치솟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올해 44% 넘게 폭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는 가치가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0% 떨어졌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은 미 국채 중심이던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 금 강세는 연준이 지난달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p 내린 뒤 탄력을 받고 있다. 연준이 오는 28~29일, 12월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두 번 더 내릴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이 직접 원인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현재 4.0~4.25% 수준인 연준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3.5~3.7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용 자산규모로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알려진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이날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그린위치 경제포럼(GEF)에서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의 약 15%는 금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지금은 채권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단언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6일 분석노트에서 금 투자에 신중하라고 당부했다. BofA는 금 상승세가 곧 힘을 다할 수 있다면서 금 가격이 4분기에는 “횡보하거나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