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종식→염소 많이 먹는데...국내산 구분 어렵다
파이낸셜뉴스
2025.10.12 14:28
수정 : 2025.10.12 14:28기사원문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농식품부에 염소고기 분석법 개발 현황을 물은 결과 “현재까지 염소고기에 대한 원산지 분석법(검정법)은 개발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산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2027년까지 현장에서 활용하는 검정법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국산이냐 외국산이냐를 판별할 염소의 지표 물질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소·돼지처럼 염소는 산업화가 돼 있지 않아 그간 국산 염소 유전자에 대한 분석이 없었다”고 말했다.
검정법이 없는 상황에서 원산지를 속이는 염소고기 부정 유통은 늘어나고 있다. 수입산이 더 싸기 때문이다. 염소고기 원산지 부정 유통 적발 실적은 △2020년 13건 △2023년 35건 △2024년 13건 △2025년 8월 53건으로 급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염소 고기 유통가격은 1㎏당 △국산 5만~8만원 △호주산 1만~2만원 △몽골산 2만~3만원으로 추정된다.
염소 고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산업도 커지는 추세다. 농가 수는 2023년 10만263곳에서 지난해 11만481곳으로 늘었다. 사육두수 역시 2023년 43만3000마리에서 지난해 46만9000마리로 증가했다. 농가당 평균 사육 두수 역시 약 41마리로 커졌다. 염소 고기 수입량은 △2014년 1436t △2023년 5995t △지난해 8143t으로 늘었다.
반면 국산 비중은 2019년 82.4%에서 2022년 58.9%, 2023년 45.4%로 수입산에 밀리고 있다.
염소는 축산물이력제도에 포함되지도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경매시장을 다른 축종과 함께 쓰기 때문이다. 구제역 등 전염병이 발생해도 염소는 축산물이력제에 포함되지 않아 방역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축산물이력제는 가축의 출생부터 도축·포장처리·판매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해 위생·안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이력을 추적하여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제도다. 대상 축종은 소, 돼지, 닭, 오리다.
농식품부는 국내 축산업에서 염소는 규모가 크지 않아 관련 제도가 미비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염소 농가 상황 및 경제성을 따질 때 다른 축종에 적용되는 정책을 그대로 도입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축산물이력제를 시행하려고 해도 농가 목소리를 전달할 뚜렷한 협회·단체가 없다. 또한 일부 농가는 산림지역에서 무허가 농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전통 축산업에서 산업화로 진행되는 과도기에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산업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염소산업발전TF를 운영해 연말 제도개선 과제 발굴 및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개량 방향 설정, 질병 관리, 원산지 관리 방안 등 단기대책과 신품종 개발·보급, 이력관리 방안 등 장기대책으로 구분해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염소는 소와 돼지처럼 기준과 체계가 자리가 잡히지 않았다. 정부에서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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