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단점 버리고 장점 극대화…BMW 'i4 M50' 타보니
파이낸셜뉴스
2025.10.11 07:00
수정 : 2025.10.11 07:00기사원문
BMW 순수 전기 그란쿠페 '뉴 i4 M50 xDrive' 직접 주행
내부 다소 단조롭지만...스포츠카급 주행성능 발휘
[파이낸셜뉴스] 전기차의 단점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게다. 무거운 배터리가 들어간 탓에 민첩한 코너링이나 제동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생긴다. 장점으로는 고출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가속 성능이다.
최근 만난 BMW의 순수 전기 그란쿠페 ‘뉴 i4 M50 xDrive(i4 M50)’는 앞서 얘기한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한 차다. 조용하고 정숙한 재미없는 전기차가 아닌 BMW가 추구하는 '펀 드라이빙'의 DNA가 그대로 담겼다. 지난달 i4 M50을 타고 4일간 약 770㎞를 달렸다.
젊고 스포티한 생김새...2열도 준수
외관은 수트를 입은 젊은 남성을 연상시킨다. 올 블랙 차량이었지만 중후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젊은 남성들의 '드림카'로 꼽혔던 4시리즈의 비율을 그대로 계승한 탓일까. 낮은 차체와 날카로운 눈매, 가로 바 타입의 BMW M 키드니 그릴이 적용돼 젊고 스포티한 느낌이 컸다. 최근의 BMW 차량들이 자랑하는 큼지막한 전면부의 모습과 달리 기존 BMW 세단 디자인에 보다 가까운 모습이다.
내부는 화려하고 럭셔리한 기교보단 간결하다. 카본 장식과 허리를 잡아주는 M 스포츠 시트가 한눈에 봐도 '달리기 위한 차'임을 보여준다. 최근 BMW 차량에 대부분 들어간 크리스털 글라스 소재의 변속기 레버가 마찬가지로 탑재됐고, 운전석부터 중앙까지 가로로 길게 펼쳐진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의 거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2열 공간은 일반 세단 모델에 비해 아쉬움은 있지만 그란쿠페임에도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1열 시트 위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키 170cm의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전기차로 변신하며 기존 4시리즈와 비교해도 공간감이 어느 정도 커졌다는 느낌도 있었다. 열선 옵션도 들어갔다. 실제로 이 차량을 패밀리카로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다만 2열 시트의 재질 자체가 푹신하거나 부드러운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 부분은 호불호의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차량 내부는 심심한 느낌이지만, 이 차의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펀 드라이빙에 '몰빵'…괴물급 성능
i4 M50의 가격은 8490만원부터 시작한다. 주행을 시작하는 순간, 차량의 가격이 오롯이 ‘성능’에 집중돼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진다. 두 개의 전기모터가 합산 최고 출력 544마력, 합산 최대토크 81.1kg·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 만에 도달한다.
말 그대로 '스포츠카급' 성능으로 밟는 대로 나간다. 전기차는 다 잘나가는 것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브랜드들에서 나오는 정숙함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와는 가속성능과 주행질감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느껴졌다. 특히 단순 가속 성능 외에도 차의 무게중심이 낮게 깔린 덕에 고속에서 안정성이 높았다. 속도 대비 차체의 흔들림이나 풍절음이 잘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에 따라 실제 속도 대비 체감 속도가 월등히 낮았다.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와 협업했다는 가상 배기음도 운전의 몰입을 높여주는 요소였다. 가속페달을 밟을수록 가상 배기음도 커지며 직관적으로 가속 정도를 알 수 있게 했다.
날렵한 차량이지만 승차감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실시간으로 감쇠력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이 탑재됐는데, 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나갈 때 생각보다 차량이 부드럽게 반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급격한 코너링 구간에서도 전기차답지 않게 가볍고 민첩함이 두드러졌다. 이런 요소들이 하나하나 모여 운전할 때의 즐거움이 크게 다가왔다.
성능을 고려했을 때 주행가능거리도 준수한 편이다. 이차의 공식적인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387㎞, 전비는 복합 기준 1㎾h당 4.1㎞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770여㎞를 주행 대부분을 스포츠 모드로 설정했음에도, 전비는 평균 1㎾h 당 5.2㎞ 수준으로 1회 중전으로 대략 450㎞ 정도를 달릴 수 있었다.
수일간 주행을 하면서 i4 M50은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8000만원대 가격이 오히려 가성비 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차량의 부가적인 요소들은 걷어내고 성능에 집중한 결과일 것이다. 안락한 공간, 화려한 인테리어보단 운전의 재미가 차량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이 되는 소비자에겐 i4 M50은 어찌 보면 최적의 차량일 수 있겠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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