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비 2030년까지 GDP 5%까지 확대

파이낸셜뉴스       2025.10.10 16:28   수정 : 2025.10.10 16:28기사원문
다층 방공 시스템 'T돔' 체제 구축도 공언





[파이낸셜뉴스]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국방비를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언급하면서 방위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층 방공 시스템 'T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10일 공개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유사한 구상이다.

대만총통부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국경일 연설에서 중국에 강압적 현상변경 포기를 요구하면서 방위산업 발전과 국방력 강화를 공언했다. 라이 총통은 이 다층 방공 시스템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며 "우리는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국방비 증대는 적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조처이자 방위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T돔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실제 운용까지 걸리는 시간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T돔 시스템이 다층 방어와 고도 탐지, 정밀 요격을 통해 대만 전역에 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 중국에 무력과 강압적 태도 버리라고 지적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건국기념일(쌍십절)을 맞아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114주년 국경대회 기념사에서 "우리는 중국이 대국의 책임을 보이고, 유엔 총회 결의 제2758호 및 제2차 세계대전 역사 문서 왜곡을 중단하기를 기대한다"며 "무력과 강압의 방식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변경하는 것을 포기하고, 함께 인도·태평양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971년 채택된 유엔 총회 결의 제2758호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을 유엔 내 대표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유엔 창설 멤버이자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던 중화민국(대만)은 이 결의 채택 이후 유엔에서 퇴출당했다. 이 결의는 중국이 각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대만 통일'을 거론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기도 하다.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 총통은 집권 첫해였던 작년 쌍십절 연설에서 "중화민국은 중화인민공화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 "국가 주권을 지키는 결심은 변하지 않는다"는 등의 언급을 해 대만을 일부분으로 주장하는 중국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었다.

당시 중국은 라이 총통 연설 이틀 뒤 대만을 겨냥한 무역 보복 카드를 거론했고, 다시 이틀이 지난 뒤에는 대규모 '대만 포위' 군사 훈련을 벌였다.

라이 총통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방위 압박 등을 의식한 듯 '대만의 역할'을 강조하는 언급을 늘렸다. 라이 총통은 "국민과 국제 사회에 선언한다"면서 "내년도 우리의 국방예산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기준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을 것이고, 2030년 전에 GDP의 5%에 도달해 국가 수호의 결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 적자 해소 및 산업 협력 강화도 강조

라이 총통은 또 "첨단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의 결합을 강화해 스마트 방어작전 시스템을 만들고 비대칭 전략 억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국방 혁신 기술에 지속 투자하고, 선진국 군수산업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비 탄력성을 강화하고 국방산업 역량을 높여 우방이 신뢰하는 안전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함께 '홍색 공급망'(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배제하고 자유민주 가치를 수호하는 견고한 방어선을 함께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은 현재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대미 상호관세 협상을 적극 진행해 합리적 세율을 쟁취하고, 무역적자를 해소할 것"이라며 "양국의 산업 협력을 심화해 대만 경제 발전이 국제적으로 연계되고 크게 전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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