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동맹 '와장창'...코너 몰린 다카이치" 日, 더 극우로 가나
파이낸셜뉴스
2025.10.10 17:28
수정 : 2025.10.10 17:28기사원문
공명당, 비자금 스캔들에 결별 선언
야당 총리 가능성 '0%'…자민당 고립 가속
정계 재편 신호탄…한일관계도 긴장
[파이낸셜뉴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정이 26년 만에 붕괴했다. 민주당 집권기(2009~2012년)를 제외하고 사실상 일본 정치의 중심축이었던 양당 연합이 해체되면서 정계 재편의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 정치의 권력 균형이 흔들릴 경우 한일관계에도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명당,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 결별 선언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정치자금에 대한 기본자세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자민당의 태도는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민당의 비자금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관련 인사가 간사장 대행에 임명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명당은 "연립관계를 백지화하고 관계를 일단락한다"며 다카이치 내각 출범 전 연정 이탈을 공식화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NHK 인터뷰에서 "자민당-공명당 연정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밝혔지만, 보수 일변도의 노선이 종교 기반의 중도정당 공명당과 충돌하며 결별을 피하지 못했다.
총리 선출은 가능하지만…'다음 연정' 모색 시동
그럼에도 현재 의석 분포상 야당이 총리를 배출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196석으로 여전히 제1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정당별 투표가 이뤄질 경우 다카이치 총재가 차기 총리로 선출될 전망이다.
자민당·공명당 연합이 깨졌지만, 중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자민당은 여전히 제1당이다.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과 참의원이 각각 실시하며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결과를 따른다. 중의원 정당별 분포를 보면 총 465석 중 자민당 196석,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 공명당 24석 등이다.
중의원(하원) 465석 가운데 자민당이 국민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 중 한 곳만 협력해도 과반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148석에 그치는데다 유신회·국민민주당 등 중도 보수 정당과는 정책 노선 차이로 연합이 어렵다. 다만 두 당 모두 보수색이 강한 다카이치 라인과 협력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총리 지명선거를 위한 임시국회가 이달 20일 이후 소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오는 26일부터 아세안(ASEAN) 정상회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경주 APEC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24일 이전 새 총리 선출이 유력하다.
정계 개편·한일관계 변화 ‘촉각’
공명당 이탈로 자민당은 정치자금법 개정, 외국인 정책 등에서 우익 색채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명당은 종교단체 창가학회를 기반으로 한 중도층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민당-공명당-유신회로 이어지는 새로운 보수 재편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 외교가에선 "공명당이 중재 역할을 해온 한일 관계의 완충 장치가 사라진 셈"이라며 "다카이치 내각의 강경 노선이 한일 현안에도 긴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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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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