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에서 5년, 필리핀 환경복구 1호 대기록의 주인공
파이낸셜뉴스
2025.10.12 17:14
수정 : 2025.10.12 16:30기사원문
수명을 다한 노천 구리광산은 말 그대로 '폐허'와 같았다.
이준택 LX인터내셔널 마닐라 지사장(50)이 지난 2018년 7월 라푸라푸 광산 환경 복구 총괄 운영책임자(COO)로 필리핀 라푸라푸 광산에 도착했을 때 처음 마주했던 장면이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죠. 풀 한포기 조차 없었죠. 공사인력들이 머물 숙소, 물과 전기 시설 등 베이스캠프부터 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사 중간 코로나19가 덮쳤고, 수개월간 섬에 고립된 채 지내기도 했다. 아열대의 무더위, 이렇다할 생활 인프라도 없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가족과 떨어진 채 5년간, 사투가 벌어졌다. 그렇게 해서, 필리핀 현지 폐광산 복구 1호라는 대기록과 함께, 한국 자원개발 역사상 첫 해외 광산 복구 성공 사례가 만들어졌다. 광물 자원개발 전문 상사맨인 이 지사장은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필리핀 정부, 현지 지역 사회와 신뢰관계 구축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면서 "이는 미래 자원개발 사업의 큰 발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가 과단성있게 '큰 그림'을 그린 만큼, 현장의 그 역시, 빠르게 움직였다. "상사맨이라고 하면, 응당, 어떤 험한 오지 지역도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얘기나누는 데 거리낌들이 없죠.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즐겨야 할 수 있는 일 같습니다. 저 역시 '그냥' 했습니다."
많게는 하루 최대 약 400여명 투입됐다. 노천 광산에 흙이 덮였고, 배수로가 만들어졌고,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가 하나둘 심어졌다. 야간 작업까지 24시간 풀가동으로 진행했던 날도 부지기수였다. 공사업체의 말썽, 코로나19 확산기 등 쉬운 순간은 하루도 없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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