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월세 시장… 오피스텔 '임대 효자' 부상

파이낸셜뉴스       2025.10.12 18:10   수정 : 2025.10.12 18:17기사원문
월세 전환 늘자 평균 수익률 5%
대형보단 중·소형 강세 뚜렷

14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40대 직장인 이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가격이 오를 때마다 매도를 고민했지만 '버티기'하는 전세입자 탓에 번번이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는 "하반기 안에 아파트를 빨리 정리하고 공실 위험이 적은 역세권 오피스텔을 사볼까 한다"며 "월세 수익이 꾸준하다면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수익률이 꾸준히 오르면서 '임대 효자'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올해 8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4.96%로, 전년 동월(4.87%)보다 0.09p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표본을 늘려 통계를 새로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4.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매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월세가 꾸준히 상승하며 수익률이 개선됐다.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형의 임대수익률은 5.25%로 전년 동월(5.15%)보다 0.10p 높아졌다. 이어 40~60㎡ 이하(3.98%)와 60~85㎡ 이하(3.46%)도 각각 0.07p, 0.03p 상승했다. 반면 85㎡ 초과 대형형은 3.01%로 변동이 없어 중·소형 강세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2024년 8월 2억7633만원에서 올해 8월 2억7733만원으로 0.36%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평균 월세는 90만1000원에서 91만8000원으로 1.89% 상승했다. 매매가는 사실상 보합세지만 월세가 꾸준히 오르며 임대수익률이 개선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전세시장 불안과 규제 회피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수도권 주택 매입이 까다로워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했다.
특히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전세 수요 일부가 월세와 오피스텔로 이동하면서 월세 중심의 임대시장 구조가 자리 잡았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임대료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가격이 정체된 만큼 월세 중심의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MZ세대는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을 '살 만한 공간'으로 인식해 수요 기반이 견고하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