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혁신 이끈다’… 노벨상 하윗, 반독점·개방성 강조

파이낸셜뉴스       2025.10.14 04:24   수정 : 2025.10.14 04: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3인 중 한명인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기술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반독점 규제, 개방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역전쟁은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강력한 '경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터 하윗 미 브라운대 교수는 13일(현지시간)노벨경제학상 수상 기념 화상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혁신은 경쟁이 활발한 곳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지키려는 세력과 시장을 빼앗으려는 세력(기술혁신) 간의 싸움이 기술의 전환으로 이어진다"며 "반독점 규제, 경쟁 정책 등이 기술전환을 계속 일어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무역 전쟁은 기술 혁신을 저해할 수 있는 '어두운 구름(dark clouds)'이라고 지적했다. 하윗 교수는 "무역 및 관세 전쟁은 국가간 거래 비용을 높이고 내수 시장에서의 거래만 높인다"며 "새로운 혁신을 하려는 사람에게 시장 규모가 작아지면 혁신에 대한 유인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결국 특정 교역 상대가 제한적으로 변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도 똑같은 조언을 했다. 그는 "어떤 교역국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 다른 교역 파트너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전세계에 많은 파트너(시장)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윗 교수는 반독점 규제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언급했다. 경쟁이 있을 때 혁신이 이뤄진다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과 한국 같이 이미 성공한 나라는 강력한 경쟁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을 가로막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여러 산업에서 규제 없는 독점권력이 너무 커졌고, 그것은 혁신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AI 대변혁 시기에 대한 진단도 내놨다. 그는 "AI는 놀라운 가능성을 가진 기술이지만 동시에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며 "문제는 너무 많은 패자(losers)를 만들어내면 그들이 기술 진보 자체를 막게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윗 교수는 "결국 기술 혁신이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필리프 아기옹 런던정경대 경제학과 교수·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들이 기술 진보에 따른 경제 성장이 당연한 것이 아니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가 창조적 파괴를 위한 혁신이 가능한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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