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기세붙은 트럼프, 우크라 종전에 집중할 듯

파이낸셜뉴스       2025.10.14 14:57   수정 : 2025.10.14 14:57기사원문
중동 휴전안 서명한 트럼프, '평화 중재자' 자신감 얻어 다음 과제는 우크라...17일 젤렌스키와 토마호크 지원 논의 러시아에 하마스처럼 압박 전술로 협상 강요, 효과 의문 거꾸로 우크라 압박해 빠른 종전 추구할 수도



[파이낸셜뉴스] 이달 중동 분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 압박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트럼프가 어느 편에 서서 압박에 나설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같이 분석하며 트럼프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중재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단계 휴전안에 서명하고 “중동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번 휴전안을 주도한 트럼프는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함께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부터 자신이 취임하면 팔레스타인 및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며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의 프레드 플라이츠 부소장은 WSJ를 통해 트럼프가 이번 중동 휴전으로 “다른 주요 충돌을 해결하기 위한 상당한 지렛대를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냈던 플라이츠는 트럼프가 "중재자로서, 평화를 가져오는 사람으로서 일을 잘한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WSJ는 트럼프가 당장 오는 17일부터 우크라이나와 접촉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기자회견에서 1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와 만난다고 말했다. WSJ는 두 정상이 이번 회동에서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지원 문제를 논의한다고 내다봤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거리가 2500km에 달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젤렌스키는 13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총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하마스에게 한 것처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푸틴에게도 다른 테러리스트처럼 평화를 강제할 수 있다. 하마스조차 인질 석방을 준비하고 있다면, 푸틴도 평화를 회복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유럽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가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배워 우크라이나 상황에 쓸 수 있는 교훈을 요약하자면 '압박'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압박해 지난 9월 카타르 폭격에 대한 사과를 받아냈고,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 역시 하마스를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당시 나토 주재 미국 대사,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우크라이나 협상을 위한 특별대표를 역임 했던 커트 볼커는 “하마스가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된 것은 압박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에 대해 아직 비슷한 압박을 가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프란츠 스테판 가디 연구원은 “러시아는 핵 보유국”이라며 “미국은 이제까지 실제로 러시아와 긴장 악화를 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가디는 트럼프가 2기 정부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푸틴과 직접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이를 젤렌스키에게 강요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