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 금리 하락에도 ...홀로 못 웃는 엔화 노출형
파이낸셜뉴스
2025.10.14 16:22
수정 : 2025.10.14 16: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 이후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달러 가치와 연동된 상품 수익률은 반등한 반면, 일본 화폐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14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간(9월14~10월14일) 국내 상장 채권형 ETF 수익률 최상위권에는 미국 장기채 ETF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RISE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이 5.65% 상승해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이 5.43% 수익률을 올렸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4.74% △PLUS 미국채30년액티브 4.04%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상품들 모두 미국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면서도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 환 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미국채 금리가 하락했지만 달러와 엔화 가치 향방은 엇갈리면서 상품 수익률 희비도 엇갈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언급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약 10.6bp(1bp=0.01%p) 하락하면서 8월 1일 미국 비농업 고용지수 발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올 들어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지난 5월 4.6%, 4.9%를 웃돌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각각 4.02%, 4.61% 수준까지 내려왔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 역시 1430원을 넘어서면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엔화의 경우 이달 다카이치 총재 당선 이후 급격히 약세 흐름으로 돌아서면서 엔화 노출형 미국채 ETF 수익률도 상승세에서 소외됐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 9일 153엔선까지 치솟으면서(엔화 가치 하락) 환차손이 채권 평가 이익마저 덮자 수익률도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카이치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 이후 적극적 재정과 통화정책 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장기물 금리의 추가 하락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주요 통계 발표가 제때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추가 하락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주요 경제지표를 참고하지 못하는 '공백' 속에서 통화 정책 향방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졌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간 셧다운이 장기화된 기간 전후 미국 10년물 금리를 보면, 낙폭을 확대하다 셧다운이 끝난 뒤 1개월 시점까지 낙폭을 되돌리는 흐름을 보였다"며 "미 10년물 금리가 4% 밑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은 당분간 낮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