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한미 조율 막바지”…베선트도 “10일 내 결과”
파이낸셜뉴스
2025.10.16 07:45
수정 : 2025.10.16 07:45기사원문
한미 통화스와프는 사실상 합의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의 발언을 종합하면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방식을 놓고 막판 조율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선트 "티테일 조율 중"
베선트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와 CNBC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무역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한 이견이 해소될 것으로 보느냐'는 연합뉴스 질의에 "이견들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향후 10일 내로 결과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CNBC 인터뷰에서도 그는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그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We are ironing out the details)"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30일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투자 방식과 관련해 양국 간 이견이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3500억 달러를 '선불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 정부는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상업적 합리성'에 따른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베선트 장관은 통화스와프 관련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재무부는 통화스와프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소관"이라면서도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통화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한국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연준과 협의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통화스와프 임박…투자방식 조율 중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 입국 직후 "지금은 아주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특히 통화스와프 합의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이 통화스와프 체결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 "(미국도) 그 상황은 알고 있다"며 "지난번 환율 협상은 이미 끝났고, 미국이 우리 외환시장을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의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 중에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베선트 장관과 러트닉 상무장관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6일 워싱턴DC를 방문해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러트닉 장관은 3500억 달러 선불 투자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이날 미국에 입국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다. 양측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을 위한 최종 합의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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