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랑 대화도 가능하네" 삼성 비전 AI 써보니
파이낸셜뉴스
2025.10.19 14:14
수정 : 2025.10.19 14:01기사원문
삼성전자 비전 AI 컴패니언 통해 TV와 대화 가능 시청 콘텐츠 출연진, 배경 장소 등 맥락도 읽어 퍼플렉시티, 코파일럿 등 다양한 AI도 탑재
"지금 시청 중이신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는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 배우가 출연하고 있어요."
대답과 함께 화면 하단에는 배우들의 인터뷰 클립이나 드라마 요약본 영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유튜브로 자동 연결돼 해당 영상을 바로 볼 수도 있다.
마치 TV가 내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미리 준비한 듯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순간이었다.
검색 대신 대화… AI가 시청 습관도 바꾼다
이 모든 경험이 가능한 이유는 삼성전자의 AI 서비스 '비전 AI 컴패니언'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첫 공개한 '비전 AI 컴패니언'은 단순한 음성 인식 기능을 넘어 화면 속 콘텐츠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수준으로 진화한 서비스다. 검색부터 콘텐츠 추천, 번역까지 하나의 화면에서 동시에 이뤄지며 '개인 맞춤형' AI 비서 역할을 한다.
지난 2주간 해당 기능이 탑재된 '무빙스타일 엣지'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 명령형 조작이 아닌 자연어 기반 대화로 콘텐츠 탐색이 가능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예능 '나는 솔로'를 시청하던 중 "레전드 편 추천해줘"라고 말하자, 무빙스타일은 화제가 됐던 회차를 자동으로 정리해 보여줬다. 연달아 "최고 시청률은 언제야?"라고 묻자 시즌별 순위와 함께 하이라이트 영상이 화면 아래에 펼쳐졌다. 스마트폰을 켜 검색창을 따로 열지 않아도, 말 한마디로 정보와 영상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만추'를 보며 "이 장면 어디서 찍었어?"라고 물었을 때도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미국 시애틀에서 촬영된 장면이에요"라는 답과 함께 현지 촬영지 사진이 나타났다. "그럼 시애틀에서 할 만한 여행 코스 추천해줘"라고 덧붙이자, 관광 명소와 추천 영상이 시각적으로 정리됐다. AI가 콘텐츠의 맥락을 인식하고 대화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코파일럿부터 퍼플렉시티까지…AI 종합 선물 세트
AI를 활용한 실시간 번역 기능도 유용하다. 실시간 번역 기능을 켜두고 블룸버그 경제 채널을 시청했더니, 방송 하단에 한글 자막이 자동으로 생성됐다. 어려운 해외 시사·경제 프로그램처럼 정보 밀도가 높은 콘텐츠를 볼 때, 빠른 번역 덕분에 주요 경제 동향이나 글로벌 투자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비전 AI 컴패니언은 다양한 AI 검색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탑재해 사용자가 원하는 AI 검색 플랫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있도록 했다. 내장된 앱 퍼플렉시티를 실행해 "최근 삼성전자 3·4분기 실적은 어땠어?"라고 말하니 최신 뉴스 요약과 그래프 등이 즉시 화면에 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도 앱 형태로 제공돼, 사용자는 두 AI 플랫폼을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전 세계 TV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 같은 개인 맞춤형 AI 기능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AI가 결합된 맞춤형 프리미엄 TV가 향후 성장 정체를 해소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AI 기반 가전 제품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AI 기반 스마트 가전 시장 규모는 연평균 8.4%씩 성장, 오는 2030년 636억3000만 달러(약 9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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