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를 다시 강북으로...“강남불패 없애야 집값 안정된다”
파이낸셜뉴스
2025.10.18 09:00
수정 : 2025.10.18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 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세 번째 강력한 부동산 대책인 '10·15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조정대상·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이 서울 25곳, 경기 12곳 등으로 확대된 것이 핵심입니다.
'결국 강남불패'...교육 시스템 바꿔야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공급도 줄어들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에 대해 재검토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초강수 대책으로 일시적인 시장 안정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 공급이 더 위축되고, 수요가 더 증가하면 언제든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는 것은 현실입니다. 과열된 강남 3구나 한강벨트 등의 집값을 안정시키고, 누구나 손쉽게 내집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진짜 대책이 지금부터 준비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강남 3구나 한강벨트지역만 유독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를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강남불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강남불패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학군수요' 입니다. 8학군, 대치동 학원가, 7세고시, 4세고시 등 아직도 무시 못 할 만큼 큰 수요입니다.
강남이 이처럼 학군지로 부상한 이유는 1970년대 후반 도심에 있던 경기고, 서울고, 휘문고, 숙명여고, 경기여고 등 명문학교가 지금의 강남 8학군 위치로 옮기게 된 것이 단초가 됐습니다. 도심 인구 분산 정책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이들 명문 고등학교를 서울 강북 지역이나 금관구 또는 경기 북부 지역으로 다시 옮긴다고 하면 어떨까요. 처음에는 '미쳤다'고 할 수 있지만, 균형발전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골자는 강남불패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입시 등 교육 시스템이 변해야 합니다.
선진형 모기지 확대 등..."실질적인 대책 필요"
또 대출을 받지 않아도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문호를 넓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30년이나 40년 모기지를 활용해 장기 할부로 주택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와 같은 제도가 있습니다. ‘뉴:홈’이 그 중 하나입니다. 골자는 선진국형 모지기를 연계시킨 것입니다. 모든 공공주택 분양에 이를 적용하면 대출을 거의 안 받아도 바로 내집마련이 될 수 있습니다. 민간에서 분양할 때에도 이런 모기지 방식으로 공급하면 용적률 확대와 각종 세제 헤택을 주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가 최근 빠르게 월세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어 선진형 임대시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가 너무 빨라 월세 비용 증가 등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입니다. 대안으로 공실이 많은 오피스 및 상업시설에 대해 임대형 기숙사 또는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됩니다.
강남 3구나 한강벨트의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보다 당장 거래하기 힘들게 만들면 몇 개월은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다시 폭등합니다. 강남불패 신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8학군 및 입시제도 재검토, 선진형 모기지 도입 확대, 건축물 용도의 빠른 전환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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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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