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20년 좌파시대 종식…중도·보수 양자 대결
파이낸셜뉴스
2025.10.20 05:54
수정 : 2025.10.20 05:53기사원문
좌파 일당 체제 마감 수순, 차기 대통령 결선 투표 완료
로드리고 파스·호르헤 키로가, 국가 재건 구호로 경쟁
[파이낸셜뉴스] 볼리비아가 20년 좌파 일당 체제의 종지부를 앞두고 있다. 국민들은 19일(현지시간) 중도·보수 성향 두 후보 가운데 차기 대통령을 뽑기 위한 결선 투표를 마쳤다.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에 따르면 유권자 793만7138명이 전국 투표소에서 의무투표에 참여했다.
결선에는 중도 성향 기독민주당의 로드리고 파스와 우파 자유민주당의 호르헤 키로가가 올랐다. 두 후보는 8월 1차 투표에서 각각 32.06%와 26.70%를 기록했다.
파스는 하이메 파스 사모라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현 상원의원이다. 그는 정부 권한 분산, 민간 성장 촉진, 사회복지 유지 등 점진적 개혁을 제시했다.
키로가는 2001~2002년 대통령을 지낸 보수 진영 거물로 친기업 정책과 자유무역협정 확대, 사유재산권 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극심한 외화난 해소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 등 다자금융기관의 구제금융을 통해 달러 유입을 신속히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현지 일간 엘데베르는 예비 개표 결과가 이날 저녁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누가 승리하더라도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사회주의운동당(MAS)이 아닌 중도·우파 성향 정권이 출범하게 된다. AP통신은 1차 선거를 두고 "좌파 세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볼리비아는 무리한 국책사업과 외환정책 혼선으로 중앙은행 달러 부족이 심화했고 관료 부패 문제까지 겹쳤다. 이 여파로 MAS는 내부 분열 속에 1차 선거에서 3%대 득표에 머물렀다. 다만 원주민 지역을 중심으로 모랄레스 지지층의 영향력은 여전히 견고하다. 1차 투표에서는 지지자들의 집단 무효표로 22%가 넘는 사표가 발생했다.
투표 직후 현지 취재진에게 파스는 "매우 불쾌한 시기는 끝장났다", 키로가는 "20년 간의 파괴적인 시간을 끝내게 됐다"고 각각 말했다.
새 정부는 대미 관계 복원에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두 후보 모두 유세 기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하며 연대 강화를 모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회담한 뒤 "볼리비아처럼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국가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 달 8일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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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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