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윤병세 前 장관 "불확실성의 시대, 느슨한 다자동맹 기반으로 군사 자강 꾀해야"

파이낸셜뉴스       2025.10.20 16:34   수정 : 2025.10.20 16:18기사원문
20일 상공회의소서 니어(NEAR)재단 세미나
마스가 등 경제협력 통해 美에 필요한 동맹 각인시켜야
일본·중국·호주·인도 등 다자 동맹도 견고히 구축 필요
NPT체제 저촉 않는 핵 역량 강화 등 군사 자강 꾀해야





[파이낸셜뉴스] 한미 동맹이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자강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니어재단(NEAR)'이 20일 '복합 전환기, 한국의 자강지계 (自强之計)'라는 주제로 국가전략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은 반도체·조선 분야의 한미 협력 강화, 일본·호주 등 다자외교를 기반으로 핵 역량 강화 등이 자강을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니어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 전 장관은 개회사에서 "지난 80년간 한국은 전후 미국의 안보 보호막 속에서 번영했다. 그러나 이제는 불가피하게 생존을 위한 자위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한국이 추구해야 할 자강의 길이 "동맹과 연대 없이 배타적으로 독자적인 생존 방정식을 모색하는 '자주(自主)'와는 다르다"며 "자강은 동맹, 연대와 어우러져 국가 생존을 뒷받침하되 부족한 부분의 잠재력과 억제력을 스스로 키우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거래적 측면과 일방주의를 선호하는 트럼프 2기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이해를 같이 하는 분야를 확대해 한국이 미국에게 필수적인 동맹임을 각인시켜야 한다"며 기존 한미 동맹을 견고히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한미조선협력(마스가·MASGA)을 넘어 '마아가(Make America and Alliance Great Again, 미국과 동맹을 위대하게)'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조선·반도체·인공지능·양자컴퓨터·바이오·원전·에너지 등 호혜적 분야의 협력 강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지역 역할 강화에 대한 절충점 모색, 핵 협의 그룹(NCG) 등 양국 간 기존 안보 협의체 지속 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밖에도 윤 전 장관은 '쿼드'와의 연계, 한중일 협력의 지속적 활용,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통한 공급망 다변화 및 수출시장 확대 등을 예로 들며 '느슨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되 맞춤형 다자외교도 필요하다고 했다.

국제 무대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가급적 많이 보유할 것도 권했다. 이날 언급된 대표적인 '군사적 자강 카드'는 △현 정부 임기 내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 감시·정찰(ISR) 역량 확보 △향후 전쟁 억제 및 재개입 허용 등 주한 유엔사 역할 점진적 확대 △나토(NATO)식 모델(전술 핵 배치 등 핵 공유)·오커스(AUKUS)모델(핵 추진 잠수함 도입 및 건조)·일본 모델(완전 핵 주기 사전 허용) 등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에 저촉되지 않는 핵 역량 강화 등이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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