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XR 헤드셋 '갤럭시XR' 출시…애플보다 싼 269만원
파이낸셜뉴스
2025.10.22 11:00
수정 : 2025.10.22 15:36기사원문
음성·시선·제스처로 제어
멀티모달 AI '제미나이' 탑재
'비전프로'보다 싼 출고가 269만원
사용 부담 낮춘 무게 545g
오늘 한국과 미국 동시 출시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XR'을 국내 출시했다. 갤럭시XR은 물리적 제한없이 확장된 3차원의 공간에서 음성, 시선, 제스처 등으로 콘텐츠와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새 폼팩터(외형)다. '퀄컴 스냅드래곤 XR2 플러스 2세대' 등 첨단 칩셋을 탑재한 강력한 성능을 갖추면서도 애플 '비전프로'와 비교해 20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AI가 사용자 음성·시선·제스처 인식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강남대로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브리핑을 열고 갤럭시XR을 선보였다.
갤럭시XR은 '멀티모달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됐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이미지 뿐 아니라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와 기기 간 자연스러운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는 음성·시선·제스처로 기기를 작동할 수 있다. 구글 제미나이와 대화에 특화된 제미나이 라이브가 탑재돼 사용자가 보는 것과 듣는 것을 같이 인식하며,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 매끄러운 작업 수행을 지원한다.
가령 사용자는 제미나이에게 음성으로 유튜브에서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찾아 달라고 한 후 시선을 움직여 검색된 결과물을 선택하고 손가락을 맞닿게 하는 제스처로 실행할 수 있다. 스포츠를 시청할 때는 마치 경기장에서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여러 경기를 동시에 시청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도 다른 업종과 기업용 XR 협업을 통해 멀티모달 AI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과 갤럭시XR을 활용한 가상 조선 훈련 솔루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솔루션으로 신입 엔지니어가 갤럭시XR을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선박엔진 검사 등을 충분히 훈련한 후 실전 투입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갤럭시XR은 삼성전자와 구글·퀄컴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최초로 탑재한 제품이다. 안드로이드 XR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을 지원한다. 구글 지도·포토·유튜브 XR 등 구글의 기본 서비스는 물론 기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기능들도 갤럭시XR에서 구현된다.
갤럭시XR 무게는 545g이다. 애플 '비전프로'(600~650g)보다 가볍고, 메타 '메타퀘스트3'(515g)보다 무겁다. 헤드셋 프레임은 이마와 머리 뒤쪽의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켜 장시간 사용에 따른 피로감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탈부착에 따라 외부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외부광 차단 패드'도 제공된다.
저시력 사용자는 도수형 인서트 렌즈를 맞춤 제작해 갤럭시XR에 자석처럼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전국 다비치 안경 매장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도수 검사를 진행하고 주문을 하면, 글로벌 안경렌즈 전문 기업 '에실로'가 제작한 렌즈를 수령할 수 있다. 가격은 도수에 관계 없이 14만원이다.
갤럭시XR은 정밀한 센서·카메라·마이크와 퀄컴 스냅드래곤 XR2 플러스 2세대 플랫폼 등 고성능 하드웨어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머리, 손, 눈의 움직임과 음성을 정확히 인식해 사용자와 기기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한다.
구글 지도에서는 제미나이와 함께 원하는 장소로 순간 이동하는 경험이 가능하고, 몰입형 3D 지도를 통해 실제 해당 위치에 있는 듯한 생생한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구글 포토 앱으로는 기존 2D 사진과 영상을 입체감 있는 3D로 즐길 수 있다.
또 눈 앞의 현실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 '패스 스루' 상태에서는 '서클 투 서치'를 활용해 눈 앞에 있는 사물에 대한 정보를 즉시 검색할 수 있다.
XR 전용 게임과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을 제미나이에게 실시간 코칭을 받으며 즐길 수 있다. '어도비 펄사(Adobe Pulsar)' 프로그램을 활용해 3D 영상 제작도 가능하다.
애플 비전프로보다 저렴한 269만원
삼성전자는 어도비, MLB, NBA, 어도비, 캄, 어메이즈 VR 등 글로벌 주요 서비스와 연계한 XR 콘텐츠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도 XR 전용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갤럭시XR은 이날 한국과 미국에 출시되며, 삼성닷컴에서 구매 후 2~3일 뒤 전국 3개 삼성스토어 매장(강남· 홍대·상무)에서 수령할 수 있다.
백화점 내 위치한 삼성스토어 4개 매장(더현대서울·신세계 대전·신세계 대구·세계 센텀시티)에서는 현장 주문 후 2~3일 후 재방문해 수령할 수 있다.
269만원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도 강점이다. 애플 비전프로(3499달러·약 490만원)보다 200만원 가량 더 저렴하다. 애플이 이날 공개하는 후속작 비전프로 2 출고가도 전작과 유사한 수준이 예상된다.
삼성닷컴에서 구매시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전국 7개 삼성스토어(강남·홍대·더현대서울·신세계 대전·신세계 대구·신세계 센텀시티·상무)에서 체험존을 운영한다. 체험존 사전 예약은 삼성닷컴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XR 구매 고객에게 △제미나이 AI 프로 △유튜브 프리미엄 △구글 플레이 패스 △쿠팡 플레이 스포츠패스 △티빙 이용권 등 XR 콘텐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 혜택 10종을 증정한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스마트 글라스도 개발 중이다. 젠틀몬스터, 와비 파커와 파트너십을 통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다양한 폼팩터를 통해 안드로이드 XR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XR 기기 시장이 올해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갤럭시XR은 업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고 자부한다"며 "갤럭시XR를 시작으로 XR기기가 훨씬 대중화되고,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더 이끌어내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