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투자 비율·투자처 선정방식' 등 관세 조율 막판 스퍼트
파이낸셜뉴스
2025.10.22 18:07
수정 : 2025.10.22 18:06기사원문
'한두 가지 쟁점' 후속협의 訪美
APEC 앞두고 협상 마무리 목표
관세·안보 합의문 나올지 주목
협상카드로 대두 수입 문제 부상
■"한두 가지 남은 쟁점" 은 무엇
22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불과 2~3일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아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에 나섰다. 앞서 김 실장이 언급한 "한두 가지 남은 쟁점"에 대해 양국의 이견이 상당 부분 좁혀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국이 접점을 찾고 있는 핵심은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패키지 구체화 방식이다. 한두 가지 남은 쟁점은 직접투자 비율이나 상업적 합리성 측면의 투자처 선정방식 등일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지난 20일 귀국길 인천공항에서 '미국이 여전히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하느냐'는 질문에 "거기까지는 아니다"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상당 부분 미국 측이 우리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규모 현금성 투자가 한국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고, 미국 측도 이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협의가 이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농산물, 특히 미국산 대두(콩) 추가 수입이 막판 쟁점 중 하나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자 미국이 대체시장 확보에 나선 가운데, 한국에 수입 확대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30일 타결된 1차 한미 관세협상에는 농산물 시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후속 협상에서 대두 수입 문제가 새롭게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대두 수입 확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부각시키는 대신 3500억달러 투자 패키지 협상에서 양보를 끌어내는 '교환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APEC 일주일 앞두고 속도전
이처럼 한미 양국이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이달 말 열릴 경주 APEC 정상회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협상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양 정상이 합의문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합의 형식이 양해각서(MOU) 형태가 될지, 혹은 그보다 낮은 수준의 설명자료(팩트시트) 형태가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APEC 시점에 맞춘 성급한 부분합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출국길에 김 실장은 "APEC이라는 특정 시점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남긴 채 부분합의안으로 MOU를 체결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협상이 타결될 경우 함께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안보 패키지'도 주목된다. 김 실장은 "지난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큰 성과가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며 "그 성과들이 이번에 함께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 패키지에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국방비 증액, 원자력협정 개정, 전시작전권 전환 등 주요 현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안보 패키지는 관세협상과 함께 양국 정상회담 결과 발표 시 '경제-안보 일체형 동맹' 구상을 부각시키는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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