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히니 결국 임대주택으로...3.6만명 몰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0.24 07:00   수정 : 2025.10.24 07:00기사원문
서울 공공임대주택 청약 최고 경쟁률 2269대 1
공공임대 당첨 커트라인 '공공분양' 수준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공급 절벽, 전월세난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몰려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그 여파로 공공임대주택 경쟁률마저 오르고 있다. 공공임대는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지만, 그 안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24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공공·주거환경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한 결과 평균 경쟁률은 31.3대 1을 기록했다.

서울 13개 지자체에서 33개 단지가 1157가구를 모집했으며 3만6179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최고 경쟁률은 2269대 1에 달한다. 영등포구 '당산SH빌' 59㎡가 1가구를 모집했는데 2269명이 몰린 것이다. 동일 단지 84㎡도 경쟁이 치열했다. 7가구 모집에 1만1947명이 몰려 경쟁률은 1706.7대 1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강남구 '수서1단지SH빌' 39㎡는 345.9대 1, 송파 '거여3단지' 59㎡는 230.8대 1 등 강남권의 직주근접 단지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

공공·주거환경임대주택은 무주택 시민을 위해 분양전환하지 않고 임대로만 거주할 수 있는 주거 안정 제도다. 임대보증금 등이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다. 해당 공고 경쟁률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모집한 공공·주거환경임대주택의 경쟁률은 12.9대 1이었으며 2023년 8월 경쟁률은 28.1대 1이었다.

2023년 공고의 당첨자 및 예비자 커트라인(하한선)을 살펴보면, 공공분양 청약 수준으로 매우 높다. 당시 수서1단지SH빌 33㎡의 경우 △1순위(청약 가입 2년 경과, 월납입금 24회 이상) △무주택 기간 5년 이상 △청약납입회차 243회였다. 당산SH빌 59㎡는 △1순위 △5년 이상 △60회 이상 △청약납입금액 3천31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 3월 고양창릉 S5블록(84㎡) 공공분양 일반공급의 당해지역 납입액 커트라인(2990만원)과 지난해 11월 서울 동작구 수방사(59㎡) 커트라인 277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청년층보다는 중장년층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납입액 3000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5~26년이 소요된다는 점에 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 고과점·고스펙인 분들이 자금이 충분하면 공공분양을, 자금이 부족하면 공공임대를 택하게 된다"고 전했다.

내년 서울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가 강화돼 공공임대 경쟁률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대표는 "1주택자 전세대출이 축소됐고 전월세 전환으로 월세 가격은 오르고 있다"며 "주택 구매에도 대출을 받으려면 실거주를 해야 하니 전월세 매물의 씨가 마르는 와중에 SH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세 대비 훨씬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니 역세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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