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눈물의 10년 벗어날까'...中企 기대감 '솔솔'

파이낸셜뉴스       2025.10.28 17:29   수정 : 2025.10.28 15:51기사원문
공단 재개에 정부도 적극 나서 김기문 회장 " 국제공단 만들어 외풍 막을 것"



[파이낸셜뉴스] 10여년 간 멈춰선 개성공단에 다시 봄이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의지를 연일 밝히면서다.

중소기업계는 북미 대화를 시작으로 남북 경협까지 활성화해 어려운 시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아 현실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및 남북 경협 복원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남북대화가 시작되고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정치적 이슈에 따라 흔들리는 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것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통일부의 2014년 10월 집계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3억9000만달러, 연간 수출액은 1300만달러다. 개성공단 내 북한 노동자는 5만4000여명으로 월 평균 임금은 146.7달러였다.

북한이 무관세 지역이라는 장점도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대화연료펌프 유동옥 대표는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돼 있어 (남북한 간) 관세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개성공단 재가동에 발벗고 나섰다. 통일부가 이달 입법 예고한 '통일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개성공단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평화협력지구추진단을 복원한다.

역대 개성공단기업협회장들은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의견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입주기업들은 벌써부터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운영계획도 세우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초대 회장인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을 재개하면 정치 문제 때문에 공단을 닫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 기업들의 국제공단으로 만들어서 외풍을 막고 공단으로서의 기능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선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복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개성공단 재가동은 북한으로의 대량 현금 이전을 금지하는 대북제재 결의 2094호 위반 여지도 있다.

개성공단은 2000년 6월15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한 뒤 8월22일 현대아산과 북측이 개성공단 개발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첫 삽을 떴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김정일 전 위원장과 만나 공단 건설 등을 협의하고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숨은 공로자로 평가 받는다.

개성공단 초코파이 일화는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간식으로 지급된 오리온의 초코파이가 북한 시장에서 웃돈을 받고 거래되면서 지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평화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등을 계기로 풍파를 맞았다.


2010년 3월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하고 공단 체류 인원도 절반 이상 줄이는 내용의 '5·24 대북제재 조치'가 나왔다. 같은해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자 우리 정부는 북으로의 출경을 차단하는 등 남북 관계는 얼어 붙었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 등으로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며 위태롭게 서 있던 개성공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2월10일 전면 중단 발표로 문을 완전히 닫았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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