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결국 사람이었다”… 18이닝 9출루 뒤 17시간 만에 마운드
파이낸셜뉴스
2025.10.29 16:43
수정 : 2025.10.29 16: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야구의 신(神)이라 불리던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결국 ‘인간의 한계’ 앞에 멈췄다.
그의 등판 간격은 단 ‘17시간’. 전날 18이닝 혈투에서 9번이나 출루한 ‘역사적 경기’를 치른 뒤, 다음 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그 결과는 패전. 그러나 누구도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팬들은 오타니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패전’이 아닌 ‘헌신’이었다.
그 전날, 3차전은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혈전이었다. 오타니는 1번 지명타자로 나서 4안타(홈런 2개 포함)·5볼넷으로 무려 9번 출루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출루 신기록. 정규시즌을 포함해도 MLB 전체 역사상 단 4번밖에 없던 대기록이었다. 그 경기는 현지 시간 자정이 다 돼서야 끝났다.
끝내기 홈런의 순간, 오타니는 이미 7시간 넘게 경기장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단 17시간 뒤, 그는 또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휴식’이 아닌 ‘전장 복귀’였다.
경기 후 그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며 자책했지만, 누구도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MLB 현지 방송들은 “이건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일정이었다”며 그를 ‘철인’이라 불렀다.
시리즈는 2승 2패로 원점이 됐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중심에는 여전히 오타니가 있다. 9출루와 선발등판, 이 두 단어만으로 이번 월드시리즈는 영원히 회자될 것이다. 그의 방망이와 팔은 지금도 야구라는 종교의 제단 위에서 불타고 있다.
누군가는 오타니는 결국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토록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그를 본 팬들은, 이렇게 답한다.
“그래서 오타니는, 여전히 신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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