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황제'는 치맥, 美 대통령은 신라 금관…산업도, 외교도 '한국식' 통했다
파이낸셜뉴스
2025.10.31 11:09
수정 : 2025.10.31 11:09기사원문
젠슨 황·트럼프·주한대사 부인까지
K-문화와 전통, 새로운 외교 수단으로 각광
황 CEO는 식사 도중 밖으로 나와 시민들과 악수하고 선물을 건넸다.
이날 회동은 황 CEO가 직접 장소와 메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기업인들이 서울의 평범한 식당에서 잔을 부딪치는 모습은 한국의 일상문화가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사이의 새로운 교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같은 날 경주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문화 외교가 펼쳐졌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천마총 금관 모형'이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아름답다. 내 박물관 맨 앞줄에 두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외신들은 "화려한 선물을 좋아하는 트럼프의 취향을 저격했다"며 "신라의 통일 정신을 상징하는 왕관이 한미 동맹의 황금기를 의미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경상북도는 지난 13일 주한대사부인회(ASAS) 회원을 초청해 김치 담그기, 전통주 제조, 한지 공예 등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병산서원과 하회마을 등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보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매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인사들의 방한 풍경은 달라졌다. 격식보다 일상, 형식보다 체험을 택하며 한국의 음식과 전통을 매개로 한 만남이 자연스러운 교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젠슨 황이 시민들과 잔을 부딪치고,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받으며 미소 짓고, 외교관 부인들이 김치를 담그는 모습처럼 정치·산업·외교의 현장에서도 한국 문화가 사람을 잇는 매개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보를 한국 문화의 신뢰도와 세계적 관심이 결합된 새로운 외교 방식으로 판단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K-문화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신뢰의 신호와 함께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한국산이라는 점이 신뢰와 품질의 이미지를 주며, 이런 환경이 일상과 전통을 매개로 한 교류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한국 문화는 이제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중요한 도구"라며 "유명 인사들도 이를 통해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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