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협상 타결로 올 성장률 ‘1%’ 가시화...수출 및 환율 변수 여전
파이낸셜뉴스
2025.11.02 15:16
수정 : 2025.11.02 13:57기사원문
앞서 지난 8월 정부는 올해는 0.9%, 내년에는 1.8%로 전망한 바 있다.
성장률 암초 ‘관세협상’ 지났다
2일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경제성장률이 상향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 및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2% 증가했다. 1·4분기 -0.2%, 2·4분기 0.7%로 성장세다. 이에 따라 산술적으로 올해 4·4분기에 전기 대비 -0.1~0.3%를 기록하면 연간 성장률 1%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1% 이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완화돼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수출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 불확실성이 관세 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관세협상 세부안 타결은 올 성장률 0.04%p 감소를 막는 효과가 있다.
내년 2% 성장 달성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와 해외 투자은행(IB) 일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서다. 삼성증권의 경우 기존 2.0%에서 2.2%로, 한국투자증권은 1.8%에서 1.9%로 각각 전망치를 올렸다. 해외 IB중에는 골드만삭스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까지 올려 잡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제시한 내년 1.8% 성장률은 현실적인 수치지만,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민간소비 회복세를 감안하면 상향 조정 여지가 있다"며 "해외 IB들이 2%대 전망을 내놓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환율...수출 영향 미지수
한미 협상 세부안 타결로 성장률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여전히 수출과 환율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달러 요인이던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원화 약세가 완화되면 수출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되레 미국 내 수요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50%는 유지되는 등 품목별 수출 여건이 다른 점도 수출 개선을 제약하는 이유다. 또 근본적으로 미국의 기본 관세 15% 및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은 수출의 불안 요인이다.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관세 영향을 직접 받는 대미 수출이 16.2% 감소한 87억1000만달러(약 12조4613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월간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지만 미국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대미 투자가 정부 재정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 대미 투자 패키지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미국에 현금 투자해야 한다. 정부는 현금투자 비용 마련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외화자산 수익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정부 보증 채권을 발행하면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확장 재정 기조를 지닌 정부가 쓸 수 있는 국가 재정이 제약되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윤상하 연구위원은 “GDP 구성요소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것이 설비투자다. 이번 협상 타결로 늘어날 여지가 가장 크다”며 “수출은 자동차 부분에서 더 좋은 조건이 됐다기 보단 관세가 15%로 줄며 독일, 일본과 동등하게 경쟁할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좋지 않은 경우 재정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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