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시장 혼돈 속 고객과 관계가 생존비결

파이낸셜뉴스       2025.11.02 18:06   수정 : 2025.11.02 18:06기사원문
연남희 HMM 태국법인장
28년째 고객사 맞춤서비스 꾸준
태국→美 직기항으로 동남아 공략
컨테이너 제공·스팟운임료 안정



【파이낸셜뉴스 방콕(태국)=강구귀 기자】 "1997년에 설립, 28년 동안 살아남은 비결은 '맞춤' 서비스였다. 이제는 고객사와 운송만 하는 선화주 관계를 넘어 파트너십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스팟 운임은 최저치로 하락하고, 내년도 공급(선대) 증가 및 글로벌 수요 둔화의 가능성도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연남희 HMM 태국법인장(사진)이 한 말이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있어 단기 시황조차 예측하기 어렵지만,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같이 성장한 고객들을 믿는 것이 전부라는 그다.

연남희 HMM 태국법인장은 최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HMM의 얼라이언스(해운동맹), 회사 상황도 많이 바뀌었지만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같이 성장한 고객들은 그대로다"며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 법인장이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일본인 직원을 2019년 말부터 채용해 재팬 데스크를 만들었다. 태국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과의 안정적 계약 창출을 위한 목적이다. 현재는 태국 키 어카운트팀으로 명명해 일본계 화주를 전담하는 등 고객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MM은 가입한 해운동맹 프리미어얼라이언스를 통해 태국에서 미주에 대한 직기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환적 서비스 대비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다. 미국향 수출 시장이 큰 태국에서 화주들이 HMM을 선택하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주는 태국에서 직접 기항하지만 구주, 중동, 남미는 싱가포르에서 환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기존의 아시아 서비스를 변형해 태국에서 싱가포르를 연결해 구주(유럽)·중동·남미향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좀더 맞춰주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HMM은 2023년 말 컨테이너를 보관하는 장소인 컨테이너 데포(장치장) 사업에도 진출했다. 종합물류기업 KCTC와 합작 투자를 통해 HK데포를 설립하면서다. 수출 비중이 높은 동남아 특성상 컨테이너 수급 문제가 있고, 이에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컨테이너 제공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는 "해상 운송만으로 고객을 돕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안정적인 컨테이너 제공 및 반납을 가능하게 해 고객사들의 물류 관리를 돕고 있다"며 "수입 대비 수출이 많은 태국 입장에서 컨테이너가 늘 모자라는 만큼 이 부분이 고객의 선택에 유효할 것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미주 화물 관련 고객 다각화도 시도한다. 시황 변동이 심한 스팟 운임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계약 창출을 도모한다. 태국 특성상 타이어, 식품류(Foodstuff) 등 상당 부분은 NVOCC(무선박운송인)를 통해 진행돼 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이 있었다.

그는 "그동안 스팟 운임의 변동성이 너무 컸다.
안정적인 계약이 뒷받침된 이후 NVOCC 고객군도 유지되는 건강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며 "국제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발 미국향 물량이 동남아로 이전되고 있다. 중국계 공장들이 직접 태국에 들어오고 있는 만큼, 중국계 화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 법인장은 "고객들과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관계강화 및 동반 성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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