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HJ重 대표 "마스가 기대..내년 흑자폭 늘린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2:00
수정 : 2025.11.04 12:00기사원문
美 함정 라이선스 이달 내 기대..전투지원함 입찰
유럽 선주 "예전 한진 저력 남아있다" 평가
2024년 흑자로..수주 2~3년 후 반영 본격화
9000TEU 메탄올 듀얼 추진선 2척 조기인도 성공
"중형 조선사 없어지면 中에 비싸게 건조주문..공격적 RG 지원필요"
【파이낸셜뉴스 부산=강구귀 기자】"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해군 함정정비협약(MRSA) 체결을 위한 라이선스가 이달 내에는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조선부문 대표는 지난달 31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이같이 밝혔다.
■"美 함정 MRO 준비 끝났다"
유 대표는 "미 함정의 MRO를 수행하기 위해 전력 승압이 필요한데 영도조선소 내 전기공사가 곧 끝나 입찰 후 건조를 위한 준비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해군 함정 MRO를 위해 지난해까지 라이선스가 꼭 필요했다면 올해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 전투함, 구축함을 제외한 유조정, 탄약을 실어나르는 전투지원함은 라이선스 없이도 입찰이 가능하다. 이미 전투지원함 입찰에 참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HJ중공업은 CCTV 설치 및 구역을 격리할 수 있게 해서 보안시설도 충분히 구축하고, 군함의 정박시 승조원의 건강관리를 도울 수 있는 의료 인프라도 사내병원을 통해 확보했다.
또 부산·경남 지역 조선기자재 기업들과 함정 MRO 협의체를 구성, 기술·인력·부품 공급망을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계해 '부산형 조선·방산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부산·경남에 있는 조선 기자재 업체는 1000여개에 달하는 만큼 이들이 보유한 인프라를 같이 활용하고, 역량을 같이 쌓으면 미국의 조선업 부흥에 시너지가 될 것으로 봤다.
그리스, 독일 등 유럽 선주도 HJ중공업에 호의적이다. 유 대표는 유럽 선주들을 직접 만나러가서 수주를 따오는 등 세일즈를 같이하는 CEO(최고경영자)로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그는 "산업은행 체제에서는 상선을 수주하거나 건조하지 않아서 새로운 선주들이 발주를 꺼렸다"면서도, 최근 유럽 선주들은 그에게 "통상 해운사들이 시험운항을 6개월은 해야 선박이 제 자리를 잡는데 HJ중공업 건조 선박은 2~3개월에 불과하다. 옛 한진중공업의 저력이 남아있다"고 극찬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HJ중공업 영도조선소 야드에는 메탄올 듀얼 추진선박인 HMM아이비가 인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9000TEU 규모로 11월 3일 인도, 당초 인도일을 58일 앞당겼다. 지난 9월에 동일한 선박을 HMM에 인도했는데, 인도일을 86일 앞당긴 바 있다. HJ중공업이 축적된 기술역량을 통해 건조공정에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우수한 DNA를 영도조선소에 이식하는 일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빅조선소 출신 우수한 용접공 중 200명을 고용했다.
이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HJ중공업의 영업이익도 호조로 예상된다. 2024년 흑자를 기록했고, 그는 올해 흑자에 이어 내년부터는 흑자폭을 대폭 키울 것으로 자신했다. 수주산업 특성상 2~3년 후 우량 수주가 영업이익으로 반영되서다.
■"마스가 눈 앞인데..국책은행 공격적 RG 지원 필요"
그는 마스가 등 국내 조선사의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공격적인 RG(선수금환급보증)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빅3와 중형조선소간 재무여력이 달라서다. 배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도 RG가 없다면 수주를 받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고려를 요청했다.
유 대표는 "대형 조선소는 일정 규모 이상 배만 건조하는데, 중소 국적선사들은 연근해를 다닐 수 있는 중소형 배를 원한다. 중소형 배를 건조하는 중형 조선사가 없어지면 이들 국적선사들은 중국 조선소를 통해 배를 건조할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중형 조선소가 있어 가격경쟁력이 유지되는데, 중형 조선소가 재무부담으로 없어지면 가격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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