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 재개는 없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6:20   수정 : 2025.11.04 16:18기사원문
'마약과의 전쟁'보다는 '총알 대신 포옹' 지향하는 현 멕시코 정부

[파이낸셜뉴스] 멕시코 정부가 폭력 집단에 강력 대응하던 현직 시장의 피살 사건을 규탄하면서도, 과거와 같은 '마약과의 전쟁' 재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3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에서 발생한 시장 암살 피의자들은 반드시 처벌될 것"이라며 "총격범뿐만 아니라 이를 지시한 이들까지도 모두 찾아내 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셰인바움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 대대적 소탕 작전 같은 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마약과의 전쟁' 당시처럼 우리 정부에 지역 통제와 군사화를 요구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접근은 범죄억제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되레 지금 같은 폭력을 더 격화시킨다는 게 바로 현재 멕시코에서 실증된 현상"이라며 "마약과의 전쟁은 강력 사건을 낳기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에서 마약과의 전쟁은 2006년 말 시작됐다. 펠리페 칼데론 당시 대통령이 취임 직후 마약 밀매 조직 소탕을 위해 미초아칸주에 군과 연방 경찰을 투입하며 전쟁 개시를 알렸다. 후임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까지 이 정책을 계승하면서, 멕시코에서는 10년 넘게 일부 지역에서 군·경찰과 카르텔 간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현지에서는 마약과의 전쟁 정책에 대해 '실패'라고 평가한다. 정부가 마약 밀매 조직을 와해시키면, 무주공산으로 변한 마약 수송통로를 차지하기 위한 다른 조직 간 세력 다툼으로 일대에 또 다른 피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2017년의 경우 살인율이 라틴아메리카서 최상위권으로, 인구 10만명당 25명에 달할 정도였다.


이후 2018년 출범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는 '총알 대신 포옹'으로 대변되는 치안 노선 변경으로써 마약범죄로의 유인을 차단하기 위해 복지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제공 등에 안간힘을 썼다.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지난해 취임 이후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 정책을 사실상 그대로 계승해 공교육 시스템 개선 및 마약 조직원들의 지역사회 내 영향력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국가의 힘은 정의이며 원인에 대한 관심"이라면서 "일부 정치인과 언론인이 이 비극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고 있는데, 우리는 초법적 처형이나 권위주의를 앞세운 억압이 아닌 △지역 내 보안군 배치 △엄정한 수사 △공정한 처벌 같은 현재의 전략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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