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229억 포기한 ‘배짱의 선택’…이젠 진짜 FA 시장의 한가운데로, 왜?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5:32   수정 : 2025.11.04 19: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그는 결국, 냉정한 길을 택했다. 김하성(26·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1600만 달러(약 229억 원)의 안정적인 돈보다 ‘스스로의 가치’를 선택했다.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2026시즌 연봉 1600만 달러의 플레이어 옵션 대신 옵트아웃(계약 파기권)을 행사했다”고 전하며, “이로써 애틀랜타의 독점 협상권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도전’이 아니다. 김하성이 정말 냉엄한 정글속으로 자신을 밀어넣었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하며 ‘한국 내야수의 MLB 진출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2024년 어깨 관절와순 파열이라는 악재가 그의 시장 가치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당시 그는 FA 자격을 얻고도 탬파베이 레이스와 단 2년 2,900만 달러(약 415억 원)에 계약했다. 이건 사실상 ‘FA 재수 선언’이었다. 몸을 회복해 다시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계산된 모험이었다. 하지만 복귀 후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시즌 초반엔 컨디션 난조, 중반에는 무리한 수비로 잔부상이 이어졌다. 결국 9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그때 손을 내민 팀이 애틀랜타였다.

애틀랜타 이적 후 김하성은 서서히 예전의 감각을 되찾았다. 타율 0.234, 5홈런, 17타점, 6도루, OPS 0.649. 숫자만 보면 초라하다. 그러나 수비의 안정감과 주루 센스, 그리고 경기 집중력은 확실히 달랐다. 코칭스태프는 “수비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라며 신뢰를 보냈다. 그런 이유로 많은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그냥 잔류할 것’이라 예상했다. 부상 이력과 시장 리스크를 감안하면, 1600만 달러는 결코 작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하성은 또다시 FA를 택했다. 자신을 믿었다.



올겨울 MLB FA 시장에는 특급 유격수가 사실상 전무하다. 토론토의 보 비솃은 무릎 부상 여파와 수비 불안으로 가치가 하락했고, 보스턴의 트레버 스토리는 잔류 가능성이 높다. 즉, 김하성이 시장에서 “상당히 완성도 높은 유격수”로 평가받을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격수가 될 것”이라며 “연평균 2,000만 달러(약 286억 원) 이상의 다년 계약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김하성의 에이전트는 MLB의 대표 거물 스콧 보라스. ‘가치 극대화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가 김하성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이번 FA의 서사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는 안정 대신 리스크를, 현실 대신 가능성을 선택했다.

그 배짱이 과연 얼마나 값비싼 결과로 돌아올지, 이번 겨울 FA 시장의 중심에는 분명 ‘김하성’이라는 이름이 자리하고 있다. 그가 선택한 건 1,600만 달러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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