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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까운 걸 남 준다고?" 강남에 확산되는 新풍경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0 06:00

수정 2026.03.10 06:00

"파느니 稅 내고 자녀한테 주자"
2월 강남3구 아파트 증여 급증
지난해 2월 대비 2배 규모 늘어
지난 8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100원 대 월세 매물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100원 대 월세 매물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걸 왜 팔아. 차라리 애들한테 주고 말지."
양도세 중과가 확정되면서 서울 강남 아파트 증여가 빠르게 늘어났다. 양도시 중과가 시작되는 5월 9일 이전에 아파트를 정리하려는 강남3구의 증여 건수가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를 포함한 집합건물 증여는 총 901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514건)보다 약 1.8배 증가한 규모다.

특히 강남3구에서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증여 건수는 강남구 87건, 서초구 62건, 송파구 56건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강남구는 41건에서 87건으로 2.1배, 서초구는 32건에서 62건으로 1.9배, 송파구는 36건에서 56건으로 1.6배 늘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과 보유세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차라리 자녀에게 넘기자"는 움직임이 빨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전체 증여 건수는 지난해 12월 1054건으로 한 차례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다만 이때는 송파구 잠실동에 17년 만에 공급된 대단지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입주가 시작되며 부부 공동명의 등기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질적인 증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1월 증여 건수는 785건으로 평년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다주택자 중과가 예고된 2월에는 다시 전월 대비 약 15% 늘었다. 특히 강남3구에서는 입주 물량도 없었던 만큼 실제 증여 수요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보다 16.9% 늘어난 9720건이다. 서초구는 24.7%(6925건→8636건), 송파구는 32.5%(4226건→5602건) 증가했다.

하지만 정작 거래는 얼어붙었다. 높은 가격 부담 때문이다. 강남구의 지난 2월 아파트 거래량은 9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642건에서 급감했다. 송파구 역시 735건에서 157건으로 줄었고 서초구도 542건에서 66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거래가 줄자 가격도 조금씩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권 주간 아파트 가격은 2월 4주 2년 만에 하락 전환한 뒤 3월 1주까지 2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송파구 -0.09%, 강남구 -0.07%, 서초구 -0.01% 등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증여나 급매가 절대적으로 많다고 보긴 어렵지만 분명히 늘어나는 흐름"이라며 "가격이 높은 주택일수록 지분을 나눠 증여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여를 고려하다가 자녀가 증여세를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 급매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며 "시장 방향은 4월 이후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