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의 바람'..."퇴직하면 월 230만원 주는 충청권 中企 가고파"
파이낸셜뉴스
2025.11.05 06:00
수정 : 2025.11.05 08:49기사원문
'수도권 베이비부머 지역취업 및 귀촌의향 조사'
한경협 "충청 등 비수도권 재취업 의사 73.3%"
男, 79.9%에 달해 "고향 中企 재취업하고파"
베이비부머 1600만명...年 80만명 고령인구 편입
은퇴자, 지역도시, 지역중소기업 간 '3자 연합' 제안
[파이낸셜뉴스]
서울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59세(1966년생) A씨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는 "더 이상 일에 매달리기보다 여유로운 삶을 원하게 됐다"며 "주 3일 파트타임 직무가 있다면, 고향인 경남 진주로 이주해 적절한 일과 함께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수도권 대기업 영업부문에서 종사해 온 57세(1968년생)B씨는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춘천의 중소기업이 그의 경력을 높이 사면서,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 거주 베이비부머 세대(1955∼74년생)의 73%가 충청 등 비수도권 지역 중소기업에 취업할 기회가 주어질 경우, 귀촌 의향이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특히, 남성은 그 비율이 79.9%에 달했다. 51세~70세대 해당하는 연령으로, 은퇴세대 내지는 은퇴 준비 세대들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 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수도권 베이비부머(1955~74년생, 500명 응답)를 대상으로 귀촌 의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런 응답을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충청 1위 선호지역...200~250만원 희망
이번 조사에서 '귀촌 의향이 있다'고 밝힌 베이비부머(365명)들은 귀촌 희망 이유로 △건강한 생활 유지(24.6%) △여유로운 생활·휴식(22.9%) △ 자연 친화적 환경(20.7%) △주거비·생활비 절감(15.6%) 등을 꼽았다.
귀촌 희망 지역으로는 충청권(32.9%)을 가장 선호했으며, 강원권(27.4%),호남권(15.9%),영남권(10.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희망 직무로는 '관리·사무직'(30.7%),서비스·판매직(20.7%), 농림어업 종사자(15.9%), 생산·제조직(14.8%) 등의 순이었다. 월 임금수준은 '200만 이상~250만원 미만(32.6%)', '15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30.7%)','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2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값은 227만원이다.
이번 조사는 한경협의 '베이비부머 지역경제 붐업(Boom Up)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한경협은 지난달 23일 지역 중소기업 대상 인력난 현황 조사를 발표했으며, 2탄인 이번 지역취업 및 귀촌 의향 조사, 3탄 종합정책 건의 순으로 진행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역 중소기업에 재취업 할 경우, △은퇴자 생계 문제 △지역 중소기업 인력난 △지역경제 등 세 가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약 1600만명에 달한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약 700만명,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 약 900만명이다. 매년 70~90만명이 고령인구로 편입되고 있다.
"3자 연합모델 구축하자"
한경협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베이비부머, 지역중소도시, 지역중소기업' 간에 3자 연합 모델을 제안했다.
수도권 베이비부머들은 '3자 연합' 모델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임대주택 등 안정적 주거시설 제공(2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지역 중소기업 및 안정된 일자리 제공(18.6%), 지역의료·복지 서비스 강화(공동 12.0%), 귀촌자 대상 정착 자금 등 맞춤형 금융 지원(공동 12.0%) 등의 순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수도권 집중 현상과 내수 위축으로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은퇴를 앞둔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의 고향을 중심으로 한 귀촌과 지역 내 재취업을 유도한다면, 수도권 집중 완화는 물론 지역경제와 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