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침체에 수요 급감… 시멘트업계 '벼랑끝'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8:06
수정 : 2025.11.04 18:05기사원문
상반기 내수 출하량 17.4% 급감
33년만에 2천만t 아래로 떨어져
주요기업 3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
'기저효과' 아세아시멘트만 선방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내수절벽에 부딪힌 시멘트업계가 3·4분기에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내수 출하량이 33년 만에 2000만t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주요 업체들의 실적 전망치도 일제히 감소세다. 수출보다 내수 의존도가 절대적인 산업 특성상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의 3·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4030억원, 영업이익은 5.1%가 줄어든 695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아세아시멘트는 상대적으로 선방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늘고,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114.4% 급증할 전망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안과 내륙에 공장을 모두 보유해 안정적 납품이 가능하며 착공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바로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해 하락세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건축 착공면적은 △5월 620만5198㎡(전년 동월 대비 26.9%↓) △6월 690만4662㎡(11.3%↑) △7월 814만7954㎡(18.0%↑) △8월 556만5261㎡(31.7%↓) 등 들쑥날쑥한 흐름을 보였다. 건설경기 회복세로 보기 어려운 지표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중대재해 처벌 영향으로 공사 중단이 잦아지며 납품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 이후 중대재해로 중단된 현장은 전국 289곳, 피해 규모는 5221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나 도시정비사업 재개 등 정부 부양책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경우 수요 회복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생산 효율화와 운송비 절감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