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풀린 1100마리 고양이, 물에 빠져…中 또 '방생 참사'

파이낸셜뉴스       2025.11.10 07:19   수정 : 2025.11.10 09: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 광둥성의 한 저수지에서 1000마리가 넘는 고양이가 ‘방생’ 의식으로 풀려나 많은 고양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복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진행된 이 행위에 대해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칭위안시 잉쭈이 저수지 인근에서 복면을 쓴 이들이 다수의 고양이를 방생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했다.

방생은 물고기나 새 등 동물을 자연에 풀어주어 공덕을 쌓는 불교 의식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태계 교란 문제 등으로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해당 사건은 지난 1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를 실은 대형 트럭 2대가 도착해 1120마리 이상의 고양이를 방사했으며, 총 무게는 2722㎏에 달했다. 동물 구매 및 운송에는 3만 997위안(약 63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에서 풀려난 고양이들은 극심한 공포에 빠졌다. 일부는 나무 위로 기어올랐고, 또 다른 고양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공개된 영상에는 인근에서 패들보드를 타던 이들이 물에 빠진 고양이들을 구조하는 모습이 담겼다.

방생 다음날인 2일부터는 동물 보호 자원봉사자들이 고양이 구조를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많은 고양이들이 떨면서 아픈 모습을 보였고, 일부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칭위안 공안국 칭청 지부는 이 사건에 10명이 관여했으며 약 400마리의 고양이가 방생됐다고 확인했다.

당국은 “이들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이끌려 복을 빌겠다는 의도로 고양이를 구입해 저수지로 운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 의도는 보이지 않으며, 현재 불법 행위의 증거도 없다"며 "이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방생 활동을 여러 차례 했다"고 덧붙였다.

SCMP는 잉쭈이 저수지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2023년 8월에도 동일 지역에서 대규모 방생이 이뤄진 후 고양이 수십 마리가 폐사하거나 아픈 상태로 발견된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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