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총회 "환경은 이념 아니다"…'트럼프 성토장' 되나
파이낸셜뉴스
2025.11.11 10:13
수정 : 2025.11.11 15:24기사원문
브라질 룰라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에게 패배 안겨야"
'COP30 참석' 美 캘리포니아 주지사, 연방정부 불참 강도 높게 비판
10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도시인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개막식에서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현재의 비극"이라면서 "대도시가 아닌 아마존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건,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기후 변화 대응에 연간 1조3000억달러(약 1890조원)를 투자하는 게 최근 일련의 전쟁에 들어간 비용 2조7000억달러(약 3930조원)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하면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염두엔 둔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은 이번 COP30에 연방정부 차원의 대표단을 아예 보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국 가디언은 이를 두고 "역대 유엔 기후총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이민자 대응을 비롯한 트럼프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는 일부 미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연방정부와는 달리 COP30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현지언론 G1과 CNN브라질에 따르면,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벨렝 도착 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자 심포지엄에 자리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미국 정부 내에 여러분에게 존중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정치를 떠나 무례한 처사"라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미국 정부가 단 한 명의 대표도, 메모할 관찰자도 벨렝에 보내지 않은 건 환경 문제를 '이념 전쟁'으로 돌리는 행위"라면서 "(미 연방정부와 달리) 캘리포니아는 세계 주요 민주주의 국가이자 풍부한 희토류를 가진 이곳에 와 있음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더해, 한 영국 언론은 "뉴섬 주지사뿐 아니라 미국 뉴멕시코주의 미셸 루한 그리셤 주지사도 11일 벨렝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매체에 따르면, 유엔은 각국 배출 감축 계획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9년과 비교해 2035년까지 12% 감소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10% 감소 예상치보다 개선된 수치지만,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섭씨) 이하로 억제하겠다는 목표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이날 안데스산맥에서부터 약 3000km를 이동해 COP30 개최지에 도착한 원주민 지도자들은 벌목 및 석유 시추 같은 산업 활동의 전개에 대응하고자 영토 관리에 대한 더 많은 발언권과 영향력을 요구하고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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